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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 로봇산업 혁명으로 '피츠버그' 뛰어넘는다

2023-08-24

대구 달성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사업' 예타 통과

대구, 로봇산업 혁명으로 피츠버그 뛰어넘는다
한국 최고의 로봇 기업 HD현대로보틱스 본사에 산업용 로봇이 전시되어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가 거머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사업은 올해 국내 로봇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대형 국책사업이다. 지난해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 진행한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로봇기업 2천500개사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무려 98.7%에 달했다. 연매출액 100억원 미만 업체는 96.8%에 이른다. 로봇도시를 지향한 대구지역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실증 평가, 시제품 제작 및 검증 등 제품개발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3일 예비타당성 통과로 대구는 이제 대형 공공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숙원을 풀게 됐다.

◆대구 로봇산업 육성 모델

로봇테스트필드 예타 통과를 통해 대구는 국가 로봇산업 육성 인프라를 장착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피츠버그와 덴마크 오덴세를 대구가 지향해야 할 롤모델로 꼽는다. 피츠버그는 세계적인 로봇산업 도시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19세기 말 카네기철강을 세운 피츠버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철강산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철강산업이 몰락하면서 피츠버그는 1982년 산업구조를 재편했다. 미래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절감한 것. 그 결과 로봇이 새로운 성장엔진 역할을 했고 피츠버그는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 거듭났다. 1천600개가 넘는 첨단기술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오덴세도 주목할 만하다. 1970~1980년대 오덴세는 조선업으로 호황을 누렸다. 세계 1위 선박기업 묄러-머스크 그룹이 지역경제를 이끌었다. 조선업을 중심으로 도시는 돈과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저임금을 앞세운 신흥 선박 강국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걷게 됐고, 주민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으며 도시는 생기를 잃었다. 이는 오덴세가 30여년 전 산업 전환에 나서게 된 계기가 됐다. 결국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정한 덴마크 정부와 시정부가 합자해 공공 인프라 조성에 1천2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현재 오덴세는 세계적인 로봇회사인 '유로로봇' 등 로봇기업 150여 곳이 본사를 두고 있을 만큼 세계적 로봇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민·관·산·학 협력 필요성

대구는 피츠버그·오덴세와 공통점이 있다. 과거 지역을 먹여 살리던 산업이 쇠퇴하면서 미래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 특히 주력산업이던 섬유와 차부품(내연기관) 업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로봇산업이 구세주로 떠올랐다.

대구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미래 고부가가치 글로벌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디딤돌 기능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산·학·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대로보틱스·베어로보틱스·유진엠에스·선우로보텍 등의 로봇기업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 등의 국책연구기관, 그리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경북대·계명대 등 대학이 혁신 주체가 돼야 한다.


미국 피츠버그-덴마크 오덴세
로봇산업도시로 재편 롤모델
세계시장 선점 생태계 등 구축
대학·기업·연구원 협업 관건
市, 글로벌 혁신특구도 도전장



피츠버그는 로봇산업도시로 변모하는 데 있어 국가로봇기술센터(NREC), 카네기멜런대(CMU), 피츠버그대가 핵심 기능을 했다. 특히 인공지능·로봇공학·컴퓨터사이언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CMU와 의료·바이오 분야를 특화한 피츠버그대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 오덴세도 덴마크남부대학(SDU) 로봇연구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오덴세 로봇 클러스터'가 산업혁신의 구심점이 됐다. 튼튼한 제조업 기반 위에 기업·연구시설이 집적하는 클러스터 형성이 밑거름이 된 것이다.

대구는 차부품·기계·금속 등 제조분야에서 역량이 검증된 도시다. 로봇 관련 유일한 국책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북구 노원동)을 비롯해 생기원·대구기계부품연구원·DGIST·경북대 등 산학협력 자원도 풍부하다. HD현대로보틱스(국내 1위), 야스카와전기(세계 3위) 등 233개 로봇기업도 집적돼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로봇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는 셈이다. 대구시는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5G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센터' '로봇산업 가치사슬 확장 및 상생시스템' 등 차별화한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시종일관 추진해 왔다.

◆新산업화 혁명의 태동

대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은 서비스 로봇 신시장 창출 및 사업화를 촉진시킬 전망이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1천997억원이 투입된다. 로봇 제품·서비스 실증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조성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 및 평가보고서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크게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으로 나눠 추진된다. 연구개발은 '로봇서비스 실증기술' 개발을 통해 로봇 서비스품질 및 안정성 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실증체계 구축이 목표다. 인프라 측면에선 테크노폴리스 연구용지 약 16만6천㎡(5만500평)에 물류·상업·생활서비스 실증연구동 등 각종 실증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실환경·가상환경 실증 인프라가 마련된다.

여세를 몰아 대구시는 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을 계기로 '글로벌 혁신특구' 공모에도 도전장을 낸다. AI·로봇 분야의 해외교류 확대, 네거티브 규제를 통한 제품 혁신을 정조준한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글로벌 혁신특구 2~3곳을 시범 조성한 뒤 2027년까지 권역별로 특구 10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및 K2(군공항) 후적지 개발, 5대 미래 신산업 육성, 군위군 편입, 제2국가산단 선정, 대규모 기업유치(21개사 4조원 이상) 등 도시 혁신과정에서 로봇테스트필드가 핵심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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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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