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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윤곽 나온 한국전선문화관, 기대 이상이다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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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운 문화부장

대구 중구 향촌동에 조성 중인 '한국전선문화관'(이하 전선문화관)의 윤곽이 나왔다. 전선문화관은 6·25전쟁 당시 대구 피란문화예술인들의 활동상과 작품을 재조명하는 거점 공간이다.

대구시는 지난 2월 '전선문화관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를 맡을 외부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전선문화관 조성에 착수했다. 이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수차례 열고 최근 구체적인 전시 및 공간연출 방향이 거의 확정됐다.

옛 '대지바' 건물을 리모델링해 들어서는 전선문화관은 '전선문화에 대한 연구 및 보존공간'이면서 '실감형 체험공간'으로 조성된다. 로컬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하게 된다. 규모는 2층 건물에 연면적 227㎡이다.

1층은 '기억의 공간'을 콘셉트로 구성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선문화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이 프롤로그 형식으로 펼쳐진다. 또 6·25전쟁 당시 긴박했던 전황과 피란민들의 도시이면서 임시수도였던 대구의 모습이 타이틀 월과 지도, 연표 그래픽으로 소개된다. 이후부터는 '전쟁 속에서 꽃피운 문화예술'을 주제로 장르별 전선문화가 밀도 있게 펼쳐진다. 피란문인들의 중심이었던 구상 시인이 영상으로 구현돼, 종군작가단의 활동을 소개한다. 또 당시 발표된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 북과 각 장면을 묘사한 매핑 영상이 마련된다. 대표 서적을 전시하는 쇼케이스도 감상할 수 있다. 문학뿐만 아니라 전쟁 당시 대구에서 꽃피운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의 장르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은 휴전 이후 대구에 남은 문화예술인들의 '그 후'를 보여준다. 전쟁 이후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한 그들의 활동상이 에필로그 형식으로 마무리되며 여운을 남긴다.

2층은 '재현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곳에서는 실감형 미디어아트룸이 핵심 공간이다. 전선문화를 재해석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영상 체험이 가능하다. 또 일명 '대지살롱'을 조성해 관람객이 교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대지살롱은 상황에 따라 북토크, 창작모임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가변공간으로 꾸며진다.

윤곽이 나온 전선문화관의 전시 및 공간연출 방향이 기대 이상이다. 전선문화를 설명하는 스토리라인은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단순 나열식의 전시가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입체적인 연출은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실감형 콘텐츠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에게도 적합해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전선문화에 특화시킨 것은, 이웃한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과의 차별성이다.

전선문화관은 올 연말 조성을 완료하고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문을 열게 되면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공간이 된다. 전선문화는 6·25전쟁 당시 한국문단과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대구에서 꽃피운 독특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구상 시인을 비롯해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김동리, 김춘수, 신동집, 마해송, 권태호, 이중섭 등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있었다. 다시 말해 전선문화는 '대구만의 장르'이면서 '대구만의 독특한 콘텐츠'다. 서울에도 없는 우리 지역에만 있는 자산이다. 거대한 산맥을 이뤘지만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대구의 문화예술사가 전선문화관을 통해 이제 빛을 보게 됐다. 대구시민이라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내년 3월이 기다려진다.

백승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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