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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도성장기 마지막 기업총수, 대구가 기억할 쌍용 김석원

2023-08-28

한때 재계 서열 6위의 기업군을 이끌었던 쌍용의 김석원 전 회장이 지난 26일 타계했다. 향년 78세다. 그의 별세는 여러 가지를 생각게 한다. 먼저 기업가 정신이다. 한국은 알다시피 1960년대 이후 근 30년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근면 성실한 국민이 있었지만, 한편 야심과 개척정신의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흔히 재벌로 불리는 기업군은 대한민국을 세계로 누비게 한 원동력이었다. 30대에 재벌 총수에 오른 김 전 회장은 어쩌면 고도성장기 마지막 세대의 기업총수일 것이다. 쌍용양회를 비롯해 자동차, 건설, 석유, 증권 등 대기업군으로 우뚝 섰다. 기업해체란 아픔도 한국 경제사에 기록됐다. IMF외환 위기로 그룹이 해체됐다. 달성 구지의 쌍용자동차 공장이 있던 대구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물론 설비시설이 다른 곳에 넘어가면서 대구 자동차 공업을 이어준 후담이 있기도 했다. 대구는 김 전 회장의 선친인 성곡(省谷) 김성곤 회장이 1939년 비누공장(삼공유지)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김 전 회장의 타계 소식은 정경분리의 주제를 상기시킨다. 그의 시대는 정경분리가 희미한 시절이었다. 그가 대구 달성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직후 그룹의 위기가 찾아왔다. 김 전 회장은 재벌가에서는 드물게 미국 유학 중 귀국해 해병대에 자원입대하고, 베트남 파병까지 다녀왔다.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에 한국스카우트 총재로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시켰다. 그를 '멋진 인간'으로 기억하며 추모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過)도 없지 않겠지만 대구가 기억해야 할 기업인이었다. 장학, 교육 사업으로 사회적 책무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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