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골목 내 점포 56곳, 10년간 30% 줄어
튜닝산업 하향세, 절차 및 법규도 접근장벽
페스티벌도 축소 분위기, 콘텐츠 개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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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찾아간 대구 중구 남산동 자동차부속골목 전경. 한때 튜닝족의 천국으로 불렸지만 튜닝 수요가 점차 줄면서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대구경북 자동차 튜닝족의 천국으로 불렸던 대구 중구 자동차부속골목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튜닝산업 자체가 내리막인 데다, 원도심 쇠퇴에 따른 상권 슬럼화까지 겹치면서다. 명맥을 이어가려면 부족한 인프라 및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남산동 자동차부속골목의 자동차 수리 전문 점포는 56곳이다. 2013년 점포 80여곳에서 10년 만에 30% 넘게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튜닝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탓이다.
상인들은 "썬팅·블랙박스·실내 앰비언트 라이트 조명 등 기존 인기 튜닝 상품을 완성차 업체가 신차에 기본·옵션으로 제공하면서 튜닝 수요가 확연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주요 고객이었던 노후 경유 차량의 퇴출도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복잡한 절차, 법규 등 현실적 문제도 이 골목의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상 튜닝을 하려면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자동차 구조변경을 신청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인기 상품인 '견인 고리(스테인호프)'의 경우 튜닝 비용 외에도 15만원 수준의 구조변경비를 별도로 내야 한다. 실내 LED 조명은 신차가 출시될 땐 '옵션'이지만, 튜닝을 하면 구조변경 대상이다. 형평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개성 있는 튜닝카를 일명 '양카'로 부르며 금기시하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도 업계를 힘 빠지게 만들고 있다.
골목 내 부족한 휴게 인프라도 고민거리다. 골목에는 자동차 수리를 맡긴 고객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카페 하나 찾기 힘들다. 한때 추진됐던 튜닝 전시관 건립도 불투명한 사업성 문제로 엎어졌다. 게다가 최근 들어 유동인구도 급감하면서 슬럼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연중 자동차부속골목이 주목받는 기간은 모터페스티벌이 열리는 이틀뿐이다.
대구시와 중구는 골목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매년 축소되는 추세다. 축제 예산(8천300만원)은 고정돼 변함이 없는데, 섭외비 등 부대비용은 갈수록 늘기 때문이다.
이승철 자동차부속골목 상인회장은 "튜닝산업 자체가 예전만 못하다. 지금은 코로나 때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매년 모터페스티벌 때만 반짝 관심을 받고, 금세 잊혀지길 반복하고 있다. 골목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인프라 및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관할 지자체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골목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자동차 골목뿐아니라 다른 명물 골목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느 한쪽에 집중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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