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 대표 병원으로 이송된 18일 구속영장 청구
민주당 국회 일정 보이콧,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국힘 "왜 이재명 대표 때문에 국회가 멈춰서야 하나"
단식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건강이 악화돼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가 멈춰 섰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국회 상임위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나라가 다시 두 동강 날 판이다.
검찰은 18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된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지 2시간여 만이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총의를 모았다. 실제 이날 예정된 산업통상자원위 등의 일정이 줄줄이 연기됐다. 방문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도 보류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정치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셈이다.
애당초 이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은 명분이 없었다. 이 대표가 내건 요구 조건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으로 현실성이 떨어졌다. 검찰과 추가 소환 일정 조율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시점에 단식에 나서기도 했다.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고 했지만,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단식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소환 통보를 받고 나서 시작하는 단식은 처음 봤다"며 "과거에도 힘 있는 사람이 죄 짓고 처벌을 피해 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 타응 사례가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의 집단 반발도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성남시장 시절의 개인 비리 의혹과 연결돼 있다. 이 대표의 개인 비리 의혹에 공당이 나서 국회를 멈춰 세운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민생을 외치면서 정작 민생을 외면하는 꼴이다. 가뜩이나 북러 군사협력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무총리 해임 건의 추진과 내각 총사퇴 요구에 대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기 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겠다고 작심한 내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고, 제1야당이자 공당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한참 선을 넘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대치는 이르면 21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한 총리의 해임건의안이 나란히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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