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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골목 걸으며 건강·환경도 챙긴다, 대구 중구 '쓰담투어' 인기

2023-09-27

쓰담투어, 플로깅과 문화유산 탐방 결합

6개월만에 참가자 100개팀 1천명 돌파

공공기관, 학교 예약 쇄도 '자원봉사 확인서' 제공

근대골목 걸으며 건강·환경도 챙긴다, 대구 중구 쓰담투어 인기
26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 중구 근대골목 일원에서 쓰담투어 참가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26일 오전 10시쯤 대구 중구 약령시 관광안내소 앞. 굵은 빗방울에도 시민 20여명이 골목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중구의 친환경 투어 프로그램인 '쓰담투어' 참가자들이었다. 한 손엔 집게, 또 다른 손에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골목 곳곳을 누볐다.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투어를 마친 참가자들의 봉투는 어느새 쓰레기로 빵빵해졌다. 꽉 찬 봉투만큼이나 참가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박병애 쓰담투어 해설사는 "단순 관광보다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쓰담투어를 찾고 있다"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근대 골목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면서 쓰레기도 줍는 중구의 쓰담투어가 주목받고 있다. 관광뿐만 아니라 건강과 환경까지 모두 챙길 수 있어서다. 좋은 취지와 신선한 이미지 덕분에 공공기관 및 학교를 중심으로 빠르게 저변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쓰담'은 '쓰레기 담기'의 줄임말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환경운동 '플로깅'을 문화유산 탐방과 결합한 것이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쓰담투어 참여자는 96개 팀 1천32명이다. 지난 3월 운영에 돌입한 지 6개월 만의 성과다. 한여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무더위에도 꾸준히 이용객이 몰리면서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쓰담투어의 주 무대는 근대 골목이다. 청라언덕, 경상감영공원, 3·1만세 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 고택 등 19~20세기 대구의 유서 깊은 관광지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서문시장,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등 최근 떠오르는 관광지도 코스에 포함됐다.

투어 완료 시 2시간의 자원봉사 활동 확인서가 제공된다. 봉사 시간이 필요한 중·고등학생들의 단체 예약도 줄을 잇고 있다.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공공기관 혹은 민간기업의 봉사활동 장소로도 인기 만점이다.

쓰담투어가 자리 잡으면서 도심 속 쓰레기도 자취를 감췄다. 중구는 매주 다른 코스를 운영해 쾌적한 근대 골목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기존 관광 코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골목의 매력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병식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쓰담투어 운영 후 도심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해 졌다"며 "거리가 깨끗해지면서 관광객들도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중구는 투어 활성화를 위해 다른 행사와도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내년에는 관광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코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다양한 관광수요를 고려하면서 중구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뜻깊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롭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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