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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 리뷰…영화 같은 무대 연출 몰입도 압권이었다

2023-10-09

막장 같은 파격적인 스토리지만 수긍할만한 해석

뛰어난 가창에 인물 성격 잘 드러나는 연기 수준급

일부 장면에서는 성악가들 목소리 묻혀 다소 아쉬워

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 리뷰…영화 같은 무대 연출 몰입도 압권이었다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개막작 '살로메' 최종리허설에서 성악가들이 열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형을 살해하고 형수와 결혼한 헤롯왕. 의붓딸 살로메의 아름다움에 빠지는 헤롯왕. 헤롯왕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요한의 목을 요구하는 살로메.

이러한 요소만 놓고 보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는 '막장 드라마' 그 자체다. 지난 6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하우스 개막작 '살로메'는 파격적인 내용을 넘어서는 연출을 통해 흡인력을 한층 높였다. 대구에서 '살로메'를 전막 오페라로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2016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극장에서 연출가 미하엘 슈트루밍어가 연출한 프로덕션이다. 유대왕국이 배경이지만, 의상과 무대는 현대적이다. 회전 무대를 사용하는데, 성악가들이 무대가 회전하는 움직임을 따라 이동하면서 장면이 전환돼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영화의 장면 전환과 비슷하다. 연출가가 영화감독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이해가 되는 연출이다.

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 리뷰…영화 같은 무대 연출 몰입도 압권이었다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개막작 '살로메' 최종리허설에서 성악가들이 열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파격적인 이야기 특성상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해석을 보여줬다. 연출가는 연출의 글에서 "살로메는 이 피로 물든 게임의 진짜 피해자"라고 했는데, 몇몇 장면에서 이러한 해석이 반영됐다. 관객의 관심이 쏠리는 '일곱 베일의 춤' 장면에선 살로메가 베일을 벗는 행위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살로메가 춤을 추는 모습은 회전 무대를 둘러싼 구조물 사이사이에 있는 불투명한 가림막 때문에 희미하게 보였다가, 가림막이 없는 곳은 뚜렷하게 보이는 게 반복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살로메보다 더 많은 옷을 벗은 헤롯왕이 살로메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살로메가 춤의 대가로 요구한 세례 요한의 머리는 은쟁반에 담겨 있지 않다. 요한은 목이 잘려 큰 상처를 입은 채 누워있는 상태로 등장한다.

주요 배역뿐만 아니라 조역까지 고른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살로메 역의 소프라노 안나 가블러, 헤롯왕 역의 테너 볼프강 아블링어 슈페르하케, 헤로디아스 역의 메조소프라노 하이케 베셀, 요한 역의 바리톤 이동환은 뛰어난 가창과 함께 각 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연기를 펼쳤다. 나라보트 역의 테너 유준호도 짧게 등장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로렌츠 아이히너가 지휘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는 대구시향의 이전 오페라 공연 연주보다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묻혀 아쉬움이 있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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