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1011010001323

영남일보TV

[신간] 디어 마이 송골매, "그 시절 오빠들이 돌아왔다…응답하라, 여고시절!"

2023-10-13

38년 만에 재결합한 송골매

배철수 한마디에 영감 받아

초고 12년만에 완성된 소설

여고 4인방 '열망 재결합'기

사진2
밴드 송골매의 배철수·구창모가 지난해 7월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한pLay 스퀘어에서 열린 송골매의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골매_표지
이경란 지음/ 교유서가/224쪽/1만5천원

대구에서 태어나 201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꾸준히 작품활동하고 있는 이경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등단하기 훨씬 이전인 2011년 10월부터 구상한 작품이다. 우연히 본 토크쇼 재방송에서 송골매의 리더 배철수의 한마디에 영감을 받아 초고를 작성하고, 썼다 지웠다 줄였다 늘리기를 반복한 지 12년 만에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오랜 숙제를 마친 작가는 "마침내 콘서트가 열렸다! 수없이 고쳐 쓰고 던져두었다가 다시 꺼내 매만지는 이야기가 지긋지긋하면서도 황홀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경란은 인물에 주목하는 작가다. 둘씩, 셋씩, 혹은 넷씩 인물들을 별난 무대에 올려놓고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마치 충돌실험을 하듯 지켜본다. 이번 소설 역시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아니었던 여고 시절을 가장 행복하게 기억하는 중년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소설은 주인공 홍희가 송골매의 38년 만의 재결합 콘서트 소식을 접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홍희는 송골매를 함께 쫓아다녔지만 지금은 연락되지 않는 여고 시절 친구들, 미호, 은수, 기민을 떠올린다. '뿔뿔이 흩어졌던 송골매도 38년 만에 재결합을 한다는 데 우리 넷도 가능할까?' 콘서트까지 D-100, 홍희는 친구들에게 연락해볼지 고민한다.

사업가 남편과 결혼해 60평짜리 주상복합에 사는 미호는 잘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학부모 모임에 나가고, 아이들이 성장해서는 남편의 거래처 모임에 나가며 자신이 원하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러던 미호는 여느 날처럼 남편을 따라간 골프장에서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본 글자에 시선이 멈춘다. '열. 망. 재. 결. 합.'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잘했던 은수는 IT 회사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속 체중이 줄어 병원에 갔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는다. 은수의 딸 교연은 엄마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송골매 콘서트 티켓을 구매한다.

고등학생 때 만난 수학 선생님 상욱과 결혼한 기민은 열 살 차이가 무색하게 화목하게 살아간다. 상욱과 기민은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고대하던 크루즈 여행을 예약하지만 송골매 재결합 콘서트와 일정이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송골매의 재결합 콘서트 소식을 듣고 여고 시절 함께 송골매를 좋아했던 친구들이 다시 뭉치게 되는 이야기이다. 송골매는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네 인물을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송골매의 재결합 콘서트에 맞춰 D-day를 세는 구성은 한정된 기간 동안 네 인물이 뭉칠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저도 모르게 네 사람이 함께 콘서트에 갈 수 있기를 응원하게 만든다.

'열망'과 '재결합'은 송골매 재결합 콘서트의 키워드이기도 하지만 주인공들에게도 의미 있는 단어다. 중년 여성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친구들과 재결합해 다시 열망하기 시작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송골매의 리더 배철수는 추천사에서 "이경란 작가의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분이 송골매가 등장하는 새로운 소설을 쓰셨단다. 아니 아니 왜? 해답을 알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어보자"고 말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백승운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