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균 가격보다 휘발유 77원, 경유 70원 저렴
20~30분 기다려도 저렴한 주유소로 운전자들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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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A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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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A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11일 오전 9시. 출근시간대가 끝나갈 무렵이지만, 대구 북구 A알뜰주유소 앞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주유소에 진입하는 차량이 쉴새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려 대기했다. 주유소 앞 2차선 도로 중 1개 차로는 아예 제 기능을 상실할 정도다.
이 주유소에는 주유기가 4대뿐이다. 한번에 많은 차량이 기름을 넣을 수 없는 구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주유 건(gun)을 드는 운전자는 대부분 연료탱크를 가득차게 주유했다. 오전 9시부터 1시간여 동안 A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차량은 70여대에 달했다.
1t화물차에 경유를 주유한 김모(58)씨는 "배달 갈 때 이 곳에 들러 기름을 넣는다. 차량이 몰릴 때면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여기가 동네 다른 주유소보다 50원 이상 싸다"고 했다.
A주유소에 차량이 몰리는 건 위치가 좋아서가 아니다. 이 곳은 신천대로로 진입하는 길목이다. 출·퇴근시간은 물론, 낮에도 차향이 몰리는 상습정체 구간이다. 비결은 오롯이 기름값이 저렴해서다. 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조금이라도 싸게 주유하려는 운전자들이 몰리는 것.
12일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A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천660원, 경유는 1천580원이다. 대구에서 가장 쌌다. 전국에서도 한 손에 꼽힐 만큼 가격대가 좋다. 대구지역 평균 휘발유 판매가 1천737원, 경유 판매가 1천650원보다도 각각 70원 이상 저렴하다.
A주유소 관계자는 "오전엔 평균 1시간당 70대가 주유하고 오후엔 80대 이상 찾는다. 주말에는 최소 30분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며 "최근 기름값이 오르면서 더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주유소 반경 3㎞ 이내에 5곳이 더 있지만 이곳 만큼 북적이진 않는다. 실제 A주유소와 100m가량 떨어진 B주유소 (휘발유 1천668원)도 저렴하지만 찾는 차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300m가량 떨어진 C주유소는 파리만 날렸다. C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천749원이다.
A주유소가 기름을 싸게 판매하는 건 알뜰주유소이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 도로공사 3곳이 관리한다. 입찰을 통해 석유제품을 저렴하게 공동구매해 알뜰주유소와 농협주유소, 고속도로 주유소에 공급한다.
한편, 이스라엘-하마스간 분쟁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은 13주 연속 상승세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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