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파업 임박·분기 실적부진 지속)
勞, 28~2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포항시 "지금은 상생 발휘할 때"
지주사·미래연 이전범대위 설득
24일 예정된 상경집회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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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안팎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포항 지역사회에서 파업 자제와 집회 연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내 일부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포스코 제공> |
포스코가 안팎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포항 지역사회에서 파업 자제와 집회 연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 내 복수노조 중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오는 28일 오전 6시부터 29일 오후 8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포스코노조는 5월부터 10월까지 24회에 걸쳐 회사 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해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서를 냈다. 이어 중노위는 노사 간 합의로 애초 20일까진 단체교섭 조정 기간을 30일까지로 연장했다.
단체교섭 조정 연장을 통해 노사 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파업 찬반 투표를 동시 진행한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사실상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철광석 가격의 급등과 전기료 등 공공요금의 인상, 경기 둔화, 중국 철강재의 국내 유입 확대,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철강재 수입 증가 등으로 포스코의 4분기 실적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분기까지 실적의 경우 태풍 힌남노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 우수공급사(PHP) 협의회는 18일 성명문을 내고 "포스코 노조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파업으로 인해 미래 경쟁력을 준비하는 데 실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노조는 파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주길 바란다"며 노조의 파업 시도 중단과 조속한 협상 마무리를 촉구했다
또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12일에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노조의 단체행동으로 협력사 직원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행히 포스코홀딩스<주> 미래기술연구원(미래연) 성남시 위례지구 수도권 분원 설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의 대규모 상경 집회도 24일 예고됐으나 이강덕 포항시장의 요청 등으로 취소됐다.
이 시장은 "수도권에 대규모의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설치하려는 포스코의 움직임에 반대하며 실질적인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 구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포항시와 포스코 그룹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국가적 경제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할 때"라며 범대위의 상경 집회 연기를 요청했고, 범대위는 23일 이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미래연의 수도권 분원 설치 강행과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까지 많은 어려운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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