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디지털 세상이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휴대폰이나 키오스크 등을 통해 물건을 살 수도, 밥을 먹을 수도, 표를 끊을 수도 있다. 밤에 주문해서 새벽에 받을 수도 있고 이역만리 떨어진 곳의 숙소나 차편 예약도 할 수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의 힘이다. 기능이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노년층 상당수는 문명의 혜택에서 점점 멀어지기 십상이다. 물론, 얼리어답터여서 또래 사이에서 '인싸'인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여전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디지털 교관'은 아무래도 자식이 제일 편하다. 굳이 자식이 아니더라도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면 그나마 괜찮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조작기술 습득이 쉽지 않을 경우 반복해서 물어보기가 민망할 때도 숱하다. 젊은 층은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것이 일상이지만 부모세대 입장에서는 하나의 벽으로 다가온다. 뒷사람이 순서를 기다리는 키오스크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은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별다른 어려움이나 뒤처짐 없이 사회생활을 했던 노년층일수록 바보가 됐다는 느낌에 자괴감은 더 커질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최근 지자체나 각급 기관·단체가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사업단' 소속 강사들이 디지털 에듀버스를 타고 달성군 다사읍 '만남의 광장'을 비롯, 두류공원이나 감삼못 공원 등지에서 어르신 대상 교육을 실시 중이다. 교육을 통해 온라인쇼핑이나 키오스크 주문이 가능해진 어르신들의 반응은 뜨겁다. 누군가의 디지털 효도는 어르신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디지털 교관'은 아무래도 자식이 제일 편하다. 굳이 자식이 아니더라도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면 그나마 괜찮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조작기술 습득이 쉽지 않을 경우 반복해서 물어보기가 민망할 때도 숱하다. 젊은 층은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것이 일상이지만 부모세대 입장에서는 하나의 벽으로 다가온다. 뒷사람이 순서를 기다리는 키오스크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은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별다른 어려움이나 뒤처짐 없이 사회생활을 했던 노년층일수록 바보가 됐다는 느낌에 자괴감은 더 커질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최근 지자체나 각급 기관·단체가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사업단' 소속 강사들이 디지털 에듀버스를 타고 달성군 다사읍 '만남의 광장'을 비롯, 두류공원이나 감삼못 공원 등지에서 어르신 대상 교육을 실시 중이다. 교육을 통해 온라인쇼핑이나 키오스크 주문이 가능해진 어르신들의 반응은 뜨겁다. 누군가의 디지털 효도는 어르신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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