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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한번도 본 적 없는 낯선 겨울이 열린다 <2> 트랜스젠더·이민자·소외이웃…다양한 목소리 영화로 대변

2023-11-24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북유럽 영화
실존인물 다룬 다큐 등 장르 다양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한번도 본 적 없는 낯선 겨울이 열린다  트랜스젠더·이민자·소외이웃…다양한 목소리 영화로 대변
영화 '크리스마스 선물' 스틸컷. <스웨덴 영화제 제공>

한국이나 일본, 미국 영화에 비해 우리나라 극장에서 접할 기회는 적지만, 북유럽에서도 매력적인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북유럽 영화를 보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보기에 좋은 계절이다. 겨울은 사실 핑계일지 모른다. 그만큼 우리가 미처 못 보고 지나친 좋은 'made in 북유럽' 영화들이 많다는 의미다.

◆다양한 스웨덴 영화들 만난 '스웨덴 영화제'

주한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대외홍보처, 스웨덴영화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재대구스웨덴명예영사관이 주관한 '제12회 스웨덴영화제'가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CGV대구아카데미에서 개최됐다.

영화제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스웨덴 영화들이 관객과 만났다.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도 몇 편이 소개됐는데 그 중 '힐마'는 서구 미술 최초의 추상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스웨덴의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와 그녀의 예술에 관한 영화다. 감독은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명작 '길버트 그레이프'를 만든 라세 할스트롬.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영화였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 관한 전기 영화인 '아이 엠 즐라탄'(감독 옌스 셰그렌),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가족의 과거와 사랑의 열정·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 '내 모든 사랑을 불태워'(감독 비욘 룬게)도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영화제에서 소개된 또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편견과 오만-스웨덴 퀴어 영화사'가 있다. 에바 엘리자베스 베링 감독이 스칸디나비아 트랜스젠더 영화의 여정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티릭 살레 감독의 '보이 프롬 헤븐', 1850년대 스웨덴을 떠났던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민자들'(감독 에릭 포페) 등 다소 묵직한 주제를 담은 영화도 상영 리스트에 올랐다.

우리에게 영화 '오베라는 남자'로 많이 알려진 한네스 홀름 감독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 작품이다. 영화는 가난한 이웃과 크리스마스의 따뜻함을 나누려는 소년이 벌이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눈 내린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편의 동화처럼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부자들은 왜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들은 왜 더 가난해지는가' 등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는 그 시절 스웨덴 사회의 고민을 넘어 전 세계를 관통하는 고민이자 질문일 것이다. 영화 속 모든 인물의 연기가 일품인데,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 감각적인 음악이 듣는 즐거움도 준다.

또한 이번 영화제에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배우 샬비 딘의 유작인 블랙 코미디 영화 '슬픔의 삼각형'(감독 루벤 외스틀룬드)도 상영됐다.

스웨덴 영화제를 찾은 시민 안모(42·대구 달서구)씨는 "영화제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과 '내 모든 사랑을 불태워' 등 영화 3편을 내리 감상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며 말 그대로 '영화의 바다'에 빠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 북유럽을 비롯해 다국적 영화를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한번도 본 적 없는 낯선 겨울이 열린다  트랜스젠더·이민자·소외이웃…다양한 목소리 영화로 대변
영화 '힐마' 스틸컷. 스웨덴 영화제 제공

◆매력적인 북유럽 영화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북유럽 영화 중에는 노르웨이 스릴러 영화인 '이노센트'가 있다. '이노센트'는 각본가 겸 감독인 에실 보그트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어린아이의 동심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다. 영화는 긴장감을 잘 살린 연출 속에 순수하기에 더 파괴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 세계를 관찰한다. 이 영화에서 '이다' 역을 맡은 라켈 레노라 플뢰툼 등 아역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소셜미디어(SNS) 시대를 풍자한 노르웨이·스웨덴 영화 '해시태그 시그네'(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도 올해 초 개봉돼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노르웨이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도 지난해 개봉됐다.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오슬로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영화 곳곳에서 오슬로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한 인간의 사랑과 성장기가 오슬로를 배경으로 감각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속 '율리에'를 연기한 레나테 레인스베는 이 작품으로 2021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잉마르 베리만, 라스 폰 트리에, 라세 할스트롬 등 북유럽 출신 유명 영화감독들의 작품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북유럽은 아시아 영화의 매력적인 배경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이 있다. 따뜻하면서도 엉뚱한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의 내용이 헬싱키의 명소들과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핀란드를 배경으로 담은 또 다른 아시아 영화는 바로 한국 영화인 '남과 여'다. 헬싱키의 차가운 겨울 도시 모습과 핀란드의 설원이 영화에서 의미 있게 등장한다. 겨울이면 눈 덮힌 핀란드의 광경이 떠오르게 하는 영화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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