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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유소 '최저가 전쟁'…"생존위해 가격 포기했어요"

2023-11-22

대구 휘발유 평균 가격 1천606·경유 1천565원
알뜰주유소 등장에 가격 경쟁 과열되면서 '최저가'

대구 주유소 최저가 전쟁…생존위해 가격 포기했어요
국내 유가가 내림세를 이어간 21일 대구 달서구 대곡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21일 오전 11시 기준) 주유소가 휘발유 1,504원 경유 1,474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낸 휘발유와 경우 판매가격은 10월 2주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옆 주유소에서 가격을 내리는데 버틸 재간이 있나요. 살려면 같이 내려야죠."


대구지역 주유소들이 앞다퉈 '최저가' 전쟁에 뛰어들면서, 대구는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싼 도시가 됐다. 영업손실을 각오하고 가격을 내린 탓에 소비자의 부담은 줄고 있지만, 출혈경쟁으로 주유소 자영업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3.49원 내린 ℓ당 1천661원이다. 같은 시간 대구는 전날보다 3.93원 내린 ℓ당 1천606원이다. 전국 평균보다 55원이나 저렴했다.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최저 수준이다. 이날 기준 휘발유가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1천749원)이다. 대구와 무려 143원 차이가 난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1천642원)과 비교해도 36원 이상 저렴하다. 대구에서 가장 휘발유 가격이 싼 주유소는 달서구 진천동에 소재한 A주유소로 ℓ당 1천505원에 판매됐다.

경유 가격도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싸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1천565원으로 전국 평균(1천609원)보다 43원 낮다. 경유 가격이 가장 비싼 서울(1천689원)과는 124원 차이가 난다.
이처럼 대구의 기름값이 싼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석유공사에 따르면 대구와 인접한 지역(경산, 영천, 칠곡)에 저유소 및 송유관이 있다. 대구에 정유사 직영대리점이 많아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현장에선 알뜰주유소 영향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주유소업계는 수요(자동차 수)에 비해 주유소가 너무 많은 데다, 알뜰주유소의 등장에 가격 경쟁이 과열됐다고 한다.

한국주유소협회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기준 대구의 주유소는 총 353개소다. 대구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가 지난해 말 기준 125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주유소 한 곳당 3천541대꼴이다. 주유소 한 곳당 자동차 대수가 7천316대인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인천(5천435대), 부산(4천181대)과 비교해도 1천 대 이상 차이가 난다.

2011년부터 등장한 알뜰주유소의 경우, 민간 주유소와는 달리 석유공사로부터 저가에 제품을 공급받는다. 지난달 기준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1천283개소로 전체 (1만1천29개소)의 11.6%에 이른다.

달서구 한 주유소 관계자는 "동네에 있는 알뜰주유소가 가격을 내리면 방법이 없다. 3년 전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했다"며 "당장 손해보더라도 생존하려면 가격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취재진이 오피넷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알뜰주유소와 인접할수록 기름값은 더 저렴했다.
셀프주유소도 급증했다. 대구에 셀프주유소는 10년 전 77곳에서 현재는 213곳으로 늘었다.

최원관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장은 "알뜰주유소는ℓ당 보통 50원가량 저렴하게 공급받는다"면서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도 버거운데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까지 맞추려니 죽을 노릇"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10월 둘째 주부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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