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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 수학, '이과생'이 휩쓸었다…1등급 97%가 미적분·기하

2023-12-10 10:40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이과생이 휩쓸었다…1등급 97%가 미적분·기하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배부 받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에서 '이과' 학생들이 1등급 성적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수능 응시생 3천198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을 받은 수험생 중 96.5%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3.5%에 불과했다. 통상 미적분과 기하는 이과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는 문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통합수능 1년차였던 2022학년도에는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응시자 비율이 86.0%, 지난해에는 81.4%였는데 올해는 사실상 1등급을 이들이 점령했다는 게 학원가의 분석이다. 특히 수학 2등급에서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71.7%, 3등급에서도 71.4%를 차지하고, 4등급까지 내려가야 비로소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52.9%) 것으로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확률과 통계의 경우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반면, 미적분은 까다롭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가량 벌어졌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개인의 원점수가 응시집단의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만점자의 표준점수(표준점수 최고점)가 올라가기 때문에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가 달라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학원가에서는 올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은 148점이지만 확률과 통계는 137점에 머물러 상위권을 미적분 응시생들이 차지한 것으로 분석한다.

교육계에서는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가 11점까지 벌어지면서 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이 통합수능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던 문제인데 특히 올해 학생 간 성적 편차가 큰 수학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입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자연계열에 응시하려던 수험생들이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는 '문과침공'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가에서는 '문과침공'을 했다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입시제도를 구상하는 교육당국은 물론 대학들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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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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