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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허덕이는 구미시, 공무원 해외여행 지원에 억대 예산 썼다

2023-12-15
부채 허덕이는 구미시, 공무원 해외여행 지원에 억대 예산 썼다
구미시가 올해 공무원 해외여행에 5억원을 편성해 4억원의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청 전경.<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가 140명이 넘는 공무원에게 배낭여행 경비로 1인당 최고 600만 원까지 지원(영남일보 1월 13일 자 8면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22개 시·군 중 부채 비율이 최상위권인 구미시는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배낭여행)’ 명목으로 지난달까지 17개 팀 92명을 해외로 보냈다. 올해 말까지 3개 팀 18명을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배낭여행지는 유럽 등 영어권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권이 가장 많고, 여행 기간은 3박 4일~7박 9일이다. 연초에 편성한 배낭여행 경비 5억 원 가운데 4억 원을 사용했다.

지난 1월 영남일보 취재 과정에 "공무원 1인당 500만 원의 해외 연수는 아직 계획 수립 단계다"라고 꽁무니를 뺏던 구미시가 슬그머니 실행한 것이다.

당시, 구미시가 "공무원의 창조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높이기 위해 올해 유럽·미국 등 영어권 5개 팀, 아시아권 5개 팀 등 공무원 10개 팀(100명)에게 1인당 500만 원까지 배낭여행 방식으로 해외연수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 있다"라고 밝히자 구미시청 자유게시판에는 비판의 글이 200여 개나 올랐다.

한 구미시민은 "코로나19 후폭풍과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쓴다.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노인, 겨울철에 연탄 걱정하는 소년소녀가장, 직장을 잃고 생계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모른 척하고 500만 원 해외여행은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해외 연수비용을 아껴 구미시 빚부터 갚아라"라고 꼬집었다.

구미지역 시민단체는 잇따라 발표한 성명에서 "공무원 해외연수 필요성은 있으나 시점·순서·금액·규모 측면에서 낙제점이다. 무엇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을 겪는 시민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한 것으로 1년에 100명씩이나 보낸다고 공무원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느냐"고 비판했다.

구미시의 공무원 해외 연수는 다른 명목으로도 있다.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의 신청을 받아 해외 선진행정 벤치마킹 명목으로 지난달 21일부터 2회에 걸쳐 5박 7일 일정으로 이탈리아에 38명을 보냈다. 1명당 여행경비는 435만 원이다. 개인별로 92만 원은 자부담했으나 구미시가 편성한 예산 4억 원 중 1억3천만 원을 사용했다.

현재, 구미시 부채는 1천600억 원으로 경북에서는 두 번째 많다. 구미세관이 집계한 10월 말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총수출액은 204억8천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9억1천500만 달러와 비교해 17.8%나 줄면서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공무원 해외 연수 소식에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시기와 때가 맞아야 한다. 최악의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41만 구미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처사나 다름없다"며 "IMF에 버금가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공무원 1인당 수백만원 해외여행이라니 해도해도 너무한다"라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시 공무원 배낭여행은 공무원 창조적 역량 강화, 글로벌 시각을 갖춰 행정에 접목할 만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것으로 구미시의회도 권장하고 있다. 결코 예산 낭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종현 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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