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1228010003587

영남일보TV

[미디어 핫 토픽] 인간적인 AI와 비인간적인 인간

2023-12-29

인간을 위해 싸우는 로봇들

로봇을 이용만 하는 인간들

인간성 결여된 삭막한 시대

감정 깃든 로봇은 역설일까

[미디어 핫 토픽] 인간적인 AI와 비인간적인 인간
최근 스트리밍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플루토.' 넷플릭스 캡처
# 최근 넷플릭스에서 만화 '플루토'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플루토는 잘 알려진 '철완 아톰' 시리즈에서 파생된 일종의 번외편이다. 인공지능(AI) 전자두뇌를 가진 로봇 형사가 고성능 로봇 파괴와 그 개발자의 죽음을 뒤쫓는 이야기다. 여기는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로 시작하는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과 비슷한 '로봇법'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미디어 핫 토픽] 인간적인 AI와 비인간적인 인간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드로이드들. 인터넷캡처
# 스타워즈에는 '드로이드'라는 AI 로봇들이 등장한다. 형태는 물론 전투용·우주운항보조·통역 및 생활보조·노동 등 기능도 다양하다. 드로이드는 대부분 주인이 있다. 그러나 주인이 없거나 주인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융통성을 발휘하거나 더 발전된 방향으로 행동한다.

# '아이, 로봇'도 플루토와 비슷한 형사물이다. 이 영화는 2035년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인간을 위한 가사노동을 주로 하는 로봇들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고지능 로봇 개발자가 사망한다. 이 죽음의 비밀을 풀기 위해 형사가 출동한다. 역시 로봇 3원칙이 이 영화에서 핵심이다. AI의 학습능력은 논리에 기초를 두며, 이런 식의 학습이 초래할 부작용을 엿볼 수 있다.

[미디어 핫 토픽] 인간적인 AI와 비인간적인 인간
영화 '엑스 마키나' 포스터. 인터넷 캡처
# 영화 '엑스 마키나' 역시 인상적이다. 유능한 프로그래머인 칼렙이 AI 분야의 천재 네이든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의 모습을 한 AI 로봇 에이바의 인격과 감정이 실제인지 그저 프로그램인지 시험하는, 즉 튜링 테스트를 위한 것이다. 사실은 네이든이 칼렙을 이용해 에이바의 완성도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튜링 테스트인지 에이바의 완성도 테스트인지 어찌 됐든 이야기는 네이든의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플루토에서 고성능 로봇들은 인간과 구분이 불가능하다. 로봇들은 음식도 먹는다. 다만 맛을 느끼는 척한다. 주인공인 게지히트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아톰에게 "인간인지 로봇인지 구분하기 힘들다"고 한다. 아톰은 "처음에는 흉내를 냈지만 정말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비슷한 장면은 여럿 등장한다. 게지히트의 아내(역시 로봇이다)는 슬픔을 느끼고 슬픈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내다 실제로 눈물을 흘린다. 플루토에서 로봇은 사고를 할 뿐 아니라 감정을 느낀다. 고성능 로봇을 개발한 박사들 외에 대부분 인간은 로봇을 재산 또는 도구 더 나아가 무기로 본다. 그런 인간을 위해 로봇들은 인간을 지키고 인간을 위해 싸운다. 로봇들은 인간의 목숨을 지키고 자신은 '파괴'된다.

엑스 마키나의 에이바는 칼렙의 감정을 학습하고 이용해 실험실을 탈출한다. 스타워즈의 드로이드는 불복종을 넘어 주인을 배신하기도 한다.

플루토와 스타워즈 반란군에는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바로 로봇이 파괴됐는데, 이를 처리하는 과정이다. 플루토에서는 경찰 로봇이 쓰레기더미에 함께 버려진다. 주인공은 그 로봇을 애처롭게 바라본다. 그 역시 로봇이기 때문이다. 반란군에서도 인간과 임무를 수행 중이던 드로이드가 파괴된다. 인간들은 이 드로이드를 그냥 팽개치고 남은 임무를 수행한다. 아이, 로봇에도 엑스 마키나에도 개발을 위해 실험체로 사용되고 버려진 로봇이 등장한다.

삭막한 시대다. 감정이 깃들지 않은 말과 행동 그리고 비인간적 범죄가 판을 치는 시대다. 흔히 AI가 해낼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감정이며 인간성이라고 한다. AI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자, 이제 누가 인간이지?'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준상

편집부와 사회부를 거친 인터넷뉴스팀의, 기자 박준상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