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44.2원 두달반만에 최고
증시 40여일만에 2500선 무너져
연초부터 금융시장 흐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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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69포인트(2.47%) 내린 2,435.9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4원 급등한 1천344.2원에 마감됐다. 연합뉴스 |
연초부터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은 1천350원에 육박하고, 증시는 40여 일 만에 2천500선이 또다시 무너졌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원 오른 1천34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1일(1천357.3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천338.0원에 개장한 이후 1천340원을 가뿐히 넘어선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중동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 강세를 키우고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콘퍼런스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금리 인하 신중론이 부각되면서 뉴욕증시가 모두 하락 마감했고, 달러화는 급격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103.3까지 올랐다. 전날 102 후반대에서 103.3까지 상승한 것이다.
전 세계의 지정학적 위기도 달러 강세를 불러오고 있다. 미국은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에 3번째 공격을 감행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주고받으며 남북 간 긴장감도 고조됐다. 여기에 대만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선에 당선되며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 급등과 함께 국내 증시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69포인트(2.47%) 내린 2천43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15% 오른 2천501.23에 개장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34% 내린 데 이어 사실상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5일 한 차례 상승하긴 했지만, 오름폭은 0.04%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환율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1천350원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강세 영향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뚜렷한 대형 악재는 없어 1천35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1천300~1천350원대 등락 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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