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가장 비싼 지역은 동성로, 상인·월배, 칠곡
중대형 매장 공실률 들안길 가장 낮아, 소형 매장은 죽곡
2023년 대구지역주요상권 공실률 및 임차인 순영업소득 현황 |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구 상권 회복세는 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들안길과 수성범어, 시지지구, 북구 칠곡, 달서구 죽전은 상권이 살아나는 분위기가 완연하지만, 대구의 대표 상권인 동성로는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활기찾은 들안길, 수성범어, 시지 상권
13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뷰어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 지역 13개 상권 중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가 밀집된 들안길, 수성범어, 시지지구는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대표적 먹거리 상권인 들안길의 경우, 상가 공실률도 낮고 순이익(순영업소득)도 개선됐다.
들안길 내 중대형 상가의 지난해 말 기준 공실률은 4%로 칠곡(2.4%)에 이어 대구 주요 상권 중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1년 전(3%)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한 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이 기간 임차인의 순영업소득(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입, 기타수입에서 제반 경비를 공제한 순소득)은 1㎡당 3만4천원으로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들안길 상가 순이익은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말(2만8천원)보다 20% 이상 늘었다. 코로나 19팬데믹 기간에도 순영업소득은 2만8천원(2020년)→2만9천원(2021년)→3만4천원(2022년)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들안길의 중대형 매장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지난해 말 기준 들안길 상가의 임대료는 1㎡당 19만2천원으로 대구 평균 21만7천원보다 11.5% 저렴했다.
김갑동 들안길 먹거리타운번영회장은 "들안길은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 상권이라서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덜 하다"며 "코로나 엔데믹 이후 살아나던 상권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 주춤하고 있다. 유럽형 노천카페 형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범어지역 중대형 상가의 상권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성범어 공실률은 9.7%로 대구에선 세 번째로 낮았다. 공실률은 1년 전(11.8%)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상가 순이익은 3만1천원(1㎡당)으로 대구 평균 2만4천원보다 7천원 높았다. 수성범어는 대구의 중심지인 만큼 임대료는 높았다. 이 지역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23만3천원으로 지역 상권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수성구 내에서도 젊은 층이 많은 시지지구의 경우, 중대형 상가 성적도 비교적 우수했다.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말 기준 10.5%였으며, 순영업소득은 3만1천원(1㎡당)으로 수성범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임대료는 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 말 기준 24만7천원으로 동성로(36만3천원), 상인·월배(30만1천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칠곡, 죽전지구 소규모 상가도 회복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주로 임차하는 소규모 상가(2층 이하·330㎡ 이하)는 칠곡, 달서구 죽전, 상인·월배지역을 중심으로 되살아났다.
최근 대규모 주거 타운이 조성된 '죽전'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4%로 대구에서 유일하게 1%를 밑돌았다. 점포 대부분이 공실없이 꽉꽉 들어찼다. 다만 순영업소득이 4만2천원으로 꽉 들어찬 상가 임차인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죽전상권의 임대료는 21만1천원으로, 대구 평균(20만8천원)보다 3천원이 저렴했다.
소규모 점포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지역은 칠곡이다. 칠곡 소규모 상가의 지난해 말 순영업소득은 7만3천원으로 대구 평균 4만2천원보다 무려 3만원 이상 높았다. 칠곡 자영업자와 소상인의 영업소득은 코로나 발생 전(2019년말 기준 6만2천원)보다 오히려 1만원 이상 올랐다. 공실률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5%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소득은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임대료는 비쌌다. 지난해 말 임대료는 27만7천원으로 상인·월배(28만2천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대구 최대 번화가 동성로의 봄은 언제?
대구의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는 아직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9.4%로 1년 전(15.7%)보다 3.7%포인트 늘었다. 공실률만 보면 대구 13개 상권 중 10위권이다. 소규모 상가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 기간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0.4%로 대구 평균(8.9%)보다 1.5%포인트 높았다.
코로나 발생 전(2019년 말 기준) 5.7% 수준이었던 공실률이 2배 가까이 치솟은 것. 10곳 중 1곳은 비어있는 셈이다. 그러나 상가 임대료는 여전히 높았다.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는 지역 상권 중 가장 비싼 36만3천원을 기록했고, 소규모 상가는 25만6천원으로 4위에 올랐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동성로는 온라인 시장과 대구백화점 본점 폐점 탓에 힘든 상황이지만, 1층 상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공실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600억원이 투입되는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매출 개선은 물론 상권 활성화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