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공원에서 한 취재진으로부터 '지금 한국 정치의 온도는 몇 도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 허성무 후보. 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22대 총선 지원 유세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밤 11시50분 기준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갑을 비롯해 지원 유세에 나섰던 후보들은 대부분 당선권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등 '낙동강벨트'의 보수 강세 지역구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이재영(경남 양산갑) 후보를 시작으로 배재정(부산 사상구), 박인영(부삼 금정구), 변성완(부산 강서구), 변광용(경남 거제), 허성무(경남 창원성산), 오상택(울산 중구), 전은수(울산 남구갑), 김태선(울산 동구) 후보 등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산행 또는 거리유세 동행에 나섰다. 일부 지역은 김정숙 여사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통령은 투표 당일인 10일에도 자신의 SNS 통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투표합시다"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 글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모두 국민의힘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 더욱이 양산갑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 윤영석 후보가 일부 막말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당초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잊혀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를 뒤집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더욱이 양산과 울산에서 문 대통령은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라며 윤석열 정부를 직격하기도 했다. 특히 북산 강서구에선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루지 못했던 그 꿈을 이번에 꼭 당선으로 이뤄주기를 기원하면서 여기 왔다"면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당초 문 전 대통령의 유세가 당초 국민의힘 강세 지역의 지원 성격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영남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의 당초 유세 지역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의 강세 지역으로 '역전'을 기대했던 지역구들"이라며 "지역 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지만, 퇴임 후 잊혀지겠다는 당초 발언을 뒤집은 것은 다소 아쉬움을 남는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