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미국대학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로 들끓고 있다. 미 하원 교육노동위원회는 그것에 대처해 세 번이나 반유대주의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작년 12월5일엔 하버드대, MIT, 펜실베이니아대의 총장을 불러 대학에서 일어나는 반유대주의 성향의 시위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를 물었다. 한 의원은 시위자들이 인피파다(반이스라엘 봉기)를 외치는 것은 유대인의 대량학살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그것이 곧 대학의 '괴롭힘' 관련 학칙위반이 아니냐고 따졌다. 하버드대 총장은 그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답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의원들은 총장들의 이런 미지근한 태도를 질타한 뒤 총장직 사퇴촉구 서한에 70명이 연명하여 그 세 총장에게 보냈다. 결국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대 총장이 사퇴하고 말았다.
최근 컬럼비아대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그 위원회는 4월17일 또 총장을 불렀다. 그 총장은 먼젓번 청문회 과정을 보고 마음먹고 답했으리라. 반유대주의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공화당 의원들은 누그러졌지만 전국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분노하여 학교 건물까지 점거하는 사태를 빚었다. 5월8일에는 초중등학교 교육감급 인사 3명을 불렀다. 이들은 대체로 당당했으며 할 말 다 하겠다는 태도였다. 특히 뉴욕시 교육감 데이비드 블랙스는 당국이 반유대주의 성향의 학생과 교사에 대해 어떤 징계를 내렸는지 설명하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정말 반유대주의 문제를 풀려면 의원들은 질문 공세로 교육자들을 곤경에 빠뜨릴 게 아니라 젊은이들의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다 함께 힘써야 한다고 '훈계'성 발언을 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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