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해 직장인과 주부들 사이에서 '미니멀리즘 게임(minimalism game)'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했다.
이 게임은 매월 1일 한 개, 2일 두 개, 30일 서른 개와 같이 날짜에 비례해 소유한 물건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처분한 물건들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한 달 동안 총 465개의 물건을 정리하면 승리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적 소비 패턴에 대한 반성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이 일터에서 번 돈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소유함으로써 만족감을 얻었지만, 점차 이러한 생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minsgame(미니멀리즘 게임)' 해시태그를 단 수많은 SNS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참여 인원이 급증했다는 보도는 이 트렌드의 인기를 입증한다.
반면, '미니멀리즘 게임'의 실천사례로 꼽히는 지자체 축제가 있다. '2024 예천활축제'이다. 예천 한천체육공원에서 열린 축제는 활의 고장 예천을 상징하고 한국 전통 문화를 계승하려는 목적 아래 기획됐다.
행사는 체험형 축제로 주요 타켓을 어린이와 청소년에 맞췄다. 활쏘기와 활 서바이벌, 필드아처리, 직업체험, 열기구·보트체험 등으로 관광객을 유인했다. 그러나 축제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
어린이날 행사를 축제장이 아닌 군청 마당에서 진행하면서 축제장 이용객이 급감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운영의 미숙함과 때 이른 더위, 갑작스런 비와 강풍 등으로 인해 매점 운영 중단과 가림막 시설 부재 등 조직위원회의 운영 부실도 드러났다. 축제가 끝났지만 예천군은 유료 입장객수와 방문객수를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내부적 문제를 시인하는 모습이다.
미니멀리즘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과 자성에서 출발 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축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지역을 찾아 지역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자체가 없는 '예산'을 짜내면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자체는 미니멀리즘의 반대로 어떻게든 축제를 키우려고 한다. 축제에 사용된 지자체의 예산과 축제장 방문객의 지출이 경제의 다른 부문을 자극하고 경제적 이익의 파급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출된 수입은 지역 사회의 인프라와 지역사회개발에 재투자돼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경제학에서는 '승수효과'라고 한다. 앞으로 예천활축제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승수효과를 생각했으면 한다. <경북본사 장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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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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