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남일보에 원내대표 마친 소회·각오 밝혀
대구경북 통합 논의 대해 "관련 법 등 적극 지원"
"4선으로 지역민 기대 더 클 것, 현안 해결 노력"
차기 당 대표 관련 "누가 되든 '자강' 가장 큰 역할"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이 22일 국회 본청 운영위원장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21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대표 임기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정재훈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은 21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소회를 무거운 어조로 밝혔다. 당내 의원들은 물론 언론까지 13개월 동안의 '윤재옥 원내대표'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렸지만, 정작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여의도 정치에서 '원내대표'의 역할은 너무나 막중하다. 단순히 소속 정당 의원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법안, 정책, 예산 등에 대한 협상을 지휘하고 단합까지 도모해야 하는 자리이다. 윤 의원은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내는 최선봉에 섰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10건의 법안 가운데 윤 의원이 원내대표 재임 중에만 8번 표결이 이뤄졌다. 두 차례나 당 대표의 궐위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는 중책도 맡아야 했다. 또 대구경북(TK)신공항 특별법 등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법안 제정에도 앞장섰다. 22일 국회에서 윤 의원을 만났다.
▶ 원내대표 임기가 끝났는데, 어떤 감정이 드나.
"홀가분하기는 하지만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어려움이 예상돼 마음이 무겁다. 지역에서 4선 중진으로 당선시켜주셨으니 중요한 고비마다 역할을 해야 되는 부담도 있다. '잠깐 짐을 내려놓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어떤 역할이나 책임을 벗었다고 표현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선출됐지만 지금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지원을 해야 하니까 아직 긴장하고 있다. 사실 임기 중에 기억에 남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야당이 특검 3건에 국정조사, 국무위원 해임 결의안, 탄핵 소추안 등을 제출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도 있었다. 쉴 수 없이 매 사안을 대비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또 총선도 치러야 했고 당 대표 권한대행을 두 번이나 맡아야 했다."
▶ 대구경북신공항과 달빛철도 특별법을 성사시켰다.
"힘든 상황에서도 보람 있었던 것은 지역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은 취임하자마자 한 달 안에 처리를 했는데 여야가 합의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다른 법하고 연계해서 처리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자칫 되게 시간이 지연될 뻔했는데 그런 주장들을 다독이는 데 노력했다. 또 광주-대구 달빛철도 특별법도 의원 261명의 서명을 받은 뒤 발의해 통과시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기획재정부가 끝까지 반대하지 않았나.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일일이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한 후 처리하려고 했다. 사전 작업을 하지 않고 통과시켰을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였다."
▶ 정치 복원이나 언론과의 관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의회 정치 복원을 이야기했다. 민주당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았고 무엇이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협상을 통해서 문제 해결을 하자고 일관되게 주장을 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면서도 이재명 대표를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언론에서 상당히 절제되고 정제된 품격있는 연설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국정감사 중에도 여야 간 의원들이 같이 식사를 하면서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우리 정치가 지금 '팬덤 정치'로 극단적인 대립으로 가는 상황인데, 이는 정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총선 최일선에서 뛰었는데, 여당 패배와 관련해 '영남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역을 구분해서 평가를 하면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입체적이 아닌 편의적, 평면적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본다. 어떤 지역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중도층의 민심을 얻는 데 조금 더 노력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중도층의 민심을 얻는 안목이나 시야, 사회적 공감 능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지역하고 연계하는 것은 분석을 잘못한 것 같다. 그렇게 (편하게) 원인을 찾으면 선거는 또 질 수밖에 없다. 어떤 특정 지역의 정치인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수도권 민심에 안 맞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 차기 지도부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가장 큰 역할은 '자강'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선거도 한참 남아 있지 않나. 우리가 내부 정비를 할 타이밍이다. 시스템 정비하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당이 정말 혁신하고 힘을 키울 수 있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프로스포츠는 정규리그가 끝나면 '스토브 리그'가 있지 않나. 해외 동계훈련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 성적이 나온다. 우리도 스토브 리그에 있다. 다음 시즌이 우리의 지방선거 대선 아닌가. 다음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팀 훈련, 전략과 전술도 익혀야 한다. 자강을 위한 가장 좋은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22대 국회에서 대구와 경북의 통합 이슈도 있고, 개헌 문제도 불거질 것 같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개인적으로 대찬성이다. 정치 입문 전부터 대구와 경북이 현 상태에선 답을 찾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잘 안되지 않았나. (22대 국회에서) 통합이 실현되는 데 관련 법이나, 또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개헌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87 체제'에서 사회가 변했기에 종합적으로 볼 때 지금 헌법 체제는 맞지 않다. 그동안 개헌특위가 잘 안됐지만 어렵다고 해서 더 이상 외면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 4선 의원으로 22대 국회에서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
"초재선 때는 '소리 없이 강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기존 정치권이 전형적인 모습에서 탈피해서 문제 해결 중심으로 생산적인 정치를 하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3선이 되면서부터는 '더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지역민들은 대부분 TK 정치인들이 중앙에서 큰 역할을 하기를 요구한다. 3선으로 대선 때 상황실장도 하고 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하면서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지역민들의 기대가 더 클 것이기에, 지역 현안과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내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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