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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민원인 갑질

2024-05-24

"혼자서 너무 외롭고 힘들다. 내 힘든 점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 모든 사람이 나에게 등을 돌린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보건소 팀장이 남긴 마지막 글이다. 3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공무원이었으나 마음속 깊은 상처로 장기간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올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전국 지자체 공무원은 10여 명에 이른다. 모두가 민원인 갑질,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다. 지난 2월에는 양산시청 공무원, 3월에는 김포시청 공무원, 4월에는 의정부시청 공무원이 유명을 달리했다.

한때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공무원의 잦은 극단적 선택 배경에는 민원인 갑질이 가장 많았다. 구미시는 민원인 갑질과 위법 행위에 대해 공무원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는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다. 공무원 개인의 소극적 대책에서 벗어나 갑질 전담 부서 지정과 같은 강력한 기관 대응으로 방향을 틀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악성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부서의 신고, 증인·증거 확보, 위법 행위 내용과 피해를 세밀하게 살펴 전담 부서가 경찰에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고발 대상은 폭언, 모욕, 협박, 폭행, 성희롱, 기물 파손, 상해, 허위사실 유포, 공포심과 불안감 유발 전화 등 모든 공무집행 방해 행위다. 오는 하반기에는 악성 민원 모의 대응훈련과 정기 교육으로 민원인 갑질을 뿌리 뽑을 방침이다. 한 가정의 가장, 아들, 딸인 공무원도 칭찬에 춤을 추면서 힘을 얻는 보통 사람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공무원에게 갑질이 아닌 포용으로 배려하는 범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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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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