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APC 현장 찾은 외국인들, 취업 정보 공유
지역특화형 비자로 K-드림외국인지원센터에 신청
일각서 지역특화형 비자 신청 조건 완화 주장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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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북 청송군 청송사과유통센터에 견학 온 사르마(37·네팔)씨가 사과 박스를 포장해 보고 있다. 오주석 기자 |
18일 낮 12시쯤 경북 청송군 청송사과유통센터(APC). 20~30대의 앳된 외국인 10여 명이 물류 설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들은 올해부터 시행된 '지역특화형 비자'를 경북으로 신청하고 관련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청송군을 방문했다. 서울과 경기도, 경북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이날 구미와 안동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해 청송을 찾았다.
경영학을 전공했다는 베트남인 팜으옥 아인(여·28) 씨는 "의성에 있는 남자친구와 가까이 살고 싶어 현재 거주 중인 서울에서 경북으로 지역비자 신청을 했다"며 "근로 조건만 괜찮으면 이곳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라고 웃었다.성남에서 왔다는 베트남인 레반안(25) 씨는 "대구에 친척이 살고 있어 이곳에 오게 됐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업종과 상관없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근무 형태나 기숙사 사용 여부 등 꼼꼼하게 관리자에게 물었다. 청송사과유통센터는 올해 지역특화형 비자 자격을 갖춘 외국인 20명을 구인 중이다. 사과 선별과 포장, 번역(사무) 업무를 담당할 외국인을 찾고 있다.
김만일 청송군농산물산지공판장장은 "젊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렇게 (외국인들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기쁜 일"이라며 "비교적 젊은 친구들이라 걱정은 되지만, 의지만 있다면 업무를 맡겨 볼 생각"이라고 했다.
전문학사 이상을 졸업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에 준하는 자격을 부여하는 지역특화형 비자가 경북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북도는 외국인 지역특화형 비자 모집 확대를 위해 올해 초 구미에 K드림외국인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외국인들의 기업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원센터에 구직등록만 하면 관련 제도 교육을 물론, 서류 신청과 현장 견학을 수시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시범 운영 당시 취업박람회 수준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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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청송사과유통센터 견학을 온 네팔인 등 외국인들이 관리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오주석 기자 |
올해부터 지역특화형 비자가 정식 운영·확대되면서 유능한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경북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신청 가능 지역 기존 9개 광역·28개 기초지자체에서 10개 광역·66개 기초지자체로 확대됐고, 지자체당 할당 인원도 대폭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의 선택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경북지역에 할당된 인원만 290명에서 700명으로 늘어났지만, 4월과 5월 두 달 간 확보한 인원은 고작 142명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지역특화형비자 신청 조건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무부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정식허가 하면서 우수 인재 유형에 비(非)전문 취업비자(E-9) 외국인을 제한하고, 최초 취업한 업체에 1년 이상 근무할 것을 명시했다. 시범운영 기간 때보다 신청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역 특화형 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지자체가 우수한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마을 특화 등 색다른 대책도 모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출신 도옥 루이엔 씨는 "조금 인프라가 부족해도 한국에서 자신의 고향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