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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용진 엮음/만인사/208쪽/2만원 |
생존 서예가 중에서도 원로로 꼽히는 남석(南石) 이성조(李成祚) 선생의 예술 인생을 되돌아본 책이 출간됐다. 남석의 제자인 서예가 석용진이 스승의 70년 서업을 정리하려 엮었으며, 남석의 예술 일대기를 5개의 장으로 구분했다. 지역 예술·평론가 및 전직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필진이 각 장을 작성한 가운데, 남석의 작품도 수록돼 눈길을 끈다.
첫 장 '필묵인연'은 서예가 김진혁이 썼다. 중학교 시절부터 남석 선생과 인연을 맺었던 김진혁은 "(선생의 영향이)후학들에게 이어져 향후 대구서단이 한국서단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하는 바탕이 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 장 '서풍발현'은 시인이자 퍼포먼스 작가인 박진형의 글로 구성됐다. 박진형은 "남석 선생은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는 예술혼을 지녔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예술에 대한 열망의 끝은 어디일지 자못 궁금하다"고 설명한다. 세 번째 장 '암중취호'는 전직 언론인이자 화가인 이춘호의 글이다. 이춘호는 "감각에 의존한 예술은(중략)매너리즘에 빠져버리는 경향이 있다. 선생은 이러한 타성을 벗어나기 위해 과감히 눈의 감각을 배제한 시도를 결행한다"고 평가한다.
네 번째 장 '우주광령'은 미술사 연구자 이인숙의 글이다. 이인숙은 남석의 '광령' 시리즈에 대해 "'광령'은 빛을 머금은 영혼이 우주를 소요하는 불가사의한 이미지다. 광령은 이성조의 예술적인 '우주-만다라'"라고 평한다. 마지막 장 '수졸회적'을 쓴 시조시인 박기섭은 남석의 만년 필묵세계를 이야기한다.
1938년 경남 밀양 출생인 남석 이성조는 경남상고 재학 시절 청남 오제봉 선생을 사사하고, 국립부산사범대 재학 당시 시암 배길기 선생을 사사했다. 또한 해인사 백련암 성철스님, 봉화 태백산 현불사 설송스님 문하에 입문한 바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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