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겨냥 "총선 참패하고 재등판 전례 없다" 비판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홍준표 대구시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당을 오래 지키고 당을 아는 사람이 대표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는 "(한 전 위원장이)여러 사람을 통해 25일과 27일 만나러 오겠다는 걸 와도 안 만난다고 했다. 만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원 전 장관과 만나 "정치 경력도 있고, 야당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원 전 장관의 출마를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홍 시장에게 "선배님은 1996년 정치에 입문해서 국회의원과 당 대표를 거치셨다. 그래서 당 대표 선거를 코치 받으러 왔다"고 화답했다.
홍 시장은 이날 한 전 위원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총선에서 비상 전권을 줬는데도 쫄딱 망해놓고 또 하겠다는 건 이해가 안된다"며 "정당 역사상 총선 참패하고 다시 등판한 전례가 없는데, 그걸 찍어주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또 이철규 의원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 불출마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 나온다고 할 때 다들 어떻게 했나. 총선 책임론 제기해서 원내대표 못나오게 물어뜯지 않았나"라며 "그랬던 사람들이 총선 패배의 주범 앞에 줄 서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맹폭했다.
이와 함께 홍 시장은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이번 전당대회가 잘못되면 윤석열 정권에는 파탄이 올 것"이라며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이미 국민으로부터 레임덕으로 몰려가고 있는데, 당내 선거에서도 이상한 사람이 당선되면 정부 여당이 같이 몰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가 굉장히 중요한데, 적어도 다시는 그런 당의분열상 초래할 인물이 대표 되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원 전 장관도 "과거 우리 당이 분열했다가 대통령 탄핵당하고 손도 못써보고 정권 내준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홍 시장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 덕담 정도 하실 줄 알았는데, 마음에 있는 걱정과 열정을 그대로 토로하셔서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의원과도 생각과 방향, 정치 경험 등에서 공통된 부분이 많으니, 협력하고 힘 합쳐서 나가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원 전 장관은 나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는 나 의원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래 후보들은 운동장에 들어오면 반쯤 미쳐있어서 이것 저것 계산하고 판단하다 보면, 실수 할 일이 많다"면서 "그래서 그런 부분(단일화)은 옆에서 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들은 개인의 정치적인 포부도 크지만, 그것보다는 당에 대한 걱정과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기 때문에 어떤 길이든 시간이 많기에 열려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 측이 "지지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 30여 명"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원 전 장관은 "현역 의원들은 당헌상 특정 후보 지지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그런 언론플레이가 나오는지 의아하게 생각한다"면서 "저는 특정인이 저를 지지한다는 걸 활용할 생각은 없지만, 나중에 보면 알 것이다. (한 전 위원장 측이 주장하는) 명단도 과연 전부 사실일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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