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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진단 : 위축된 대구부동산 시장] 업황 악화에 수주 뚝…새 일거리 없으면 더 이상 힘들다

2024-06-26 19:56

■진단 : 위축된 대구부동산 시장 <중> 일감이 씨가 말랐다
건설경기 침체·미분양·고금리·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 복합 원인
1~4월 대구 주택 착공 물량 781세대뿐…10년 평균 13% 수준
하도급 받는 전문건설업체도 망연자실…폐업은 전년보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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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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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제공
대구지역 건설사들이 업황 악화로 일감이 턱없이 부족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조만간 '일감 보릿고개'가 닥칠 것이라는 우울만 전망이 나온다. 이는 건설 경기 침체와 미분양, 고금리,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26일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에 접수된 실적신고를 살펴보면, 지난해 대구지역 건설업체의 기성액은 3조7천411억원으로, 전년(3조3천295억원)보다 12.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공사 계약액은 2조9천251억에서 2조5천687억원으로 12.2% 감소했다. 이는 이전에 계약한 공사로 기성액은 늘었지만 신규 수주가 줄어든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존 수주해 놓은 일거리로 버티던 것이 한계에 봉착해서다. 특히 대구 건설공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주택시장이 꼬꾸라져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4월 대구의 주택 착공 물량은 고작 781세대에 그쳤다. 대구의 10년 평균 1~4월 착공 주택수(지난해 기준)가 5천920세대인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치다. 예년(1~4월)대비 고작 13.2% 수준인 셈이다. 지난해 대구의 주택 착공 물량(1천124세대)은 더 처참하다. 10년 평균 한 해 대구 주택 착공물량(2만3천359세대)보다 무려 95.2%나 쪼그라들었다.
대구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구 건설 경기가 1~2년간 어렵다. 고금리 장기화에 건설 투자 심리는 꺾였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문턱도 높아지다보니 자금 유동성이 얼어붙었다"며 "공사 물량이 없는 데다 자잿값과 인건비마저 치솟아 수익성 확보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 종합건설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다른 지역, 해외로 눈길을 돌린다. 새 일감이 있어야 고용을 유지해 회사 경영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역외나 해외에서 일감 찾기는 쉽지 않다. 설사 수주해도 간접비 증가 탓에 수익은 줄어든다.


원도급사에서 하도급을 받아 일하는 상당수 전문건설업체들도 망연자실하고 있다. 설상가상 정부의 건설업 등록 자본금 기준 완화로 업체수가 늘어나 수주가 어렵다. 제한된 시장을 놓고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다른 업체가 수주한 공사를 재하도급받아 연명하는 곳도 있다.


자연히 폐업도 늘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대구 전문건설업체의 폐업 신고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54건으로 전년 동기(34건)대비 58% 늘었다.


대구의 한 전문건설사 대표는 "대구선 회사문을 닫고 다른 공사 현장소장으로 간 사람도 있다"며 "업체 수가 늘어 관급공사는 수주가 안 된다. 예년엔 이맘 때쯤 업체당 6~7곳씩은 수주를 했는데 올해는 1건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전문건설사(미장 전문)대표는 "올 연말이면 일감이 반토막 날 것 간다. 앞으로 1년 이내에 지금보다 더 큰 쓰나미가 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역 건설사의 하도급 참여율이 일부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기회를 줘 지역 건설사 경쟁력을 올렸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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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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