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특정 학생에 '사랑한다' 편지 논란
내부 게시판에 "교원 명예 실추" 사퇴 촉구 글 100건 넘게 올라와
![]() |
박정현 신임 회장. 교총 제공. |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품위유지위반'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정현 (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27일 자진 사퇴했다.
박 회장은 27일 교총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교총의 모든 선생님께 깊이 사죄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지난 20일 한국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로 당선됐다. 그러나 당선 이후 박 회장이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 교사로 근무할 때 제자였던 A 학생에게 보낸 부적절한 편지의 내용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후 박 회장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파악됐다.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총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1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반발이 거셌다.
편지에서 박 회장은 A 학생을 '나의 여신님'이라고 표현하며 "(기숙사)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 "사랑하고 또 사랑해",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해"라며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당신의 향기" 등의 내용도 있었다.
박 회장의 사퇴에 따라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때까지 교총은 문태혁 수석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장윤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