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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2024-07-08 07:16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영국 시골에는 귀족들이 살던 대저택이 많이 남아 있다. 그 주변엔 아름다운 정원, 숲, 호수가 있어 거기서 자주 영화나 사극을 촬영한다. 이런 곳을 관리하는 기관이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이며 약 2천5백km2의 토지와 1,260km의 해안선 외에도 5백 개 이상의 고택, 고성, 역사기념물, 정원, 공원, 자연보전지역을 관리한다. 연회비 91유로(115 달러)를 내고 500개 명소를 무료 관람할 수 있는 회원이 537만 명이나 된다. 이 기관은 회비 외에도 기부금, 부동산·상가·식당의 수익금, 정부보조금 등으로 운영된다.
최근에 이 기관이 곤욕을 치렀다. 사건의 발단은 윌리엄 블래스웨이트의 17세기 대저택에서 시작되었다. 블래스웨이트는 영국의 식민지경영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감독하는 재정담당관이었는데 돈을 많이 모아 거대한 저택을 짓고 미술품을 모았다. 그 저택에는 특이한 조각상이 있다. 한 흑인노예가 목과 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꿇어앉아 두 손으로 가리비 같은 큰 쟁반을 머리 위로 쳐들고 있는 모습이다. 가이드는 당연히 식민지시대의 착취와 노예제도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설명에 분노를 터뜨린 부류가 있다. 주로 보수우파인 그 부류는 왜 그런 설명을 하여 영국역사에 먹칠을 하느냐고 분개한다. 자랑스러운 역사나 유산을 '악마로 만드는' 행위를 방지키 위해 캠페인도 벌인다. 지난 3년간 소셜 미디어와 우파신문은 뜨거운 '문화전쟁'을 치렀다. 그 우파들은 그 기관의 경영에도 참여하려고 암수도 썼지만 회원들이 현명했다. 작년 11월 15만 명의 회원들은 그들의 제안이나 후보를 전부 부결시켰는데, 그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져 이번 총선에서도 노동당이 압승하였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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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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