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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3) 청년의 꿈이 이뤄지는 ICT세계

2024-07-26

창업지원 '유니콘파크' SW교육 '42경산'…"제2 실리콘밸리 될 것"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3) 청년의 꿈이 이뤄지는 ICT세계
대구대에 위치한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창의적인 교육 방식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프트웨어 혁신교육기관인 '에콜42'의 교육 라이선스를 획득하여 설립된 혁신적인 교육기관 '42경산' 캠퍼스를 개소했다.

2013년 11월 미국의 벤처 투자자인 에일린 리(Aileen Lee)는 북미 최대 IT 온라인 매체인 테크크런치에 처음 '유니콘'을 등장시킨다. 유니콘이란 고대 전설 속 뿔이 달린 상상의 동물로, 에일린 리는 1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에 '유니콘 기업'이란 이름을 붙이고 "유니콘은 0.07%의 확률로 탄생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1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에도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22개사다. 2023년 1월 기준 미국 데이터 분석·리서치 기관 CB 인사이츠에 등록된 국가별 유니콘 기업 현황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와 함께 10위권에 머물렀으며 미국 1위, 중국 2위, 인도가 4위를 차지했다. 세계 유니콘 기업 54.1%가 미국 기업인 반면 우리나라는 1.2%에 그쳤다. 미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트업의 요람이라 불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그 성공 원인 중 하나를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과 기업의 연계에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기업과 대학 간 산학 연계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리콘밸리로의 도약이 가능한 지역 중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경산이다. 경산시는 10개 대학이 모인 '대학 도시'로,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계해 '창업의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창업 지원 인프라 구축부터 인재 양성 프로그램까지 청년 정책 스펙트럼을 넓히는 중이다.

◆대학도시를 넘어 창업의 도시로, 임당유니콘파크의 탄생

벤처기업 최대 허브가 될 '임당유니콘파크'는 경산시가 대학도시를 넘어 창업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임당유니콘파크' 조성 사업은 2020년과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국가 공모사업인 '지식산업센터'와 '창업열린공간 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는데, 두 사업이 동시에 선정된 곳은 전국에서 경산이 유일하다. 지식산업센터와 창업열린공간 사업을 경산 벤처창업 활성화 지구로 정하고, 2022년 9월부터 3주간 브랜드 네이밍 공모전을 진행했는데, 1천655건의 네이밍이 제안되면서 시민의 큰 관심을 모았다. 최종적으로 '임당유니콘파크'라는 새로운 벤처창업 브랜드가 선정됐다. 여기에는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경산을 통해 탄생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ICT벤처 요람 '임당유니콘파크'
지역 10개大 배출 인재-기업 연계
997억 들여 벤처 활성화 지구 조성

佛 에콜42 도입 '42경산' 캠퍼스
공통-심화-전문과정 프로젝트 수행
스스로 문제 해결해가는 능력 배워


'임당유니콘파크'는 총사업비 997억원을 들여 경산 임당역에서 영남대학교 오거리 일대 부지 6천950㎡, 연면적 2만1천700㎡에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 벤처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ICT 벤처기업의 업무 공간, 네트워킹 공간, 편의 공간 등 일과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3년 12월 착공 이후,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기업 가치 10억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조 원 이상,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최근에는 비슷한 신조어들도 생겼는데, 기업가치 100만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은 '미니콘(Minicorn)', 곧(soon) 유니콘 기업이 될 차세대 유니콘 기업은 '수니콘(Soonicorn)'이라고 한다. 2026년에 문을 열 임당유니콘파크를 통해 더 많은 '미니콘, 수니콘, 유니콘'들이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3) 청년의 꿈이 이뤄지는 ICT세계
경산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경산' 장영실룸에서 교육생들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의 우주 나의 세계, 경산] (3) 청년의 꿈이 이뤄지는 ICT세계
경산시는 2023년 4월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MOU를 통해 지역 인재 양성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42경산

벤처 창업생태계 구심점인 임당유니콘파크 시대가 시작되면 '기회의 장'이 열린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ICT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가 필요하다. 경산시는 발 빠르게 ICT 산업 발전의 필수 요소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에 나섰다. 지역 대학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열기 위해 2023년 4월,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MOU를 통해 지역 인재 양성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대구대에 위치한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창의적인 교육 방식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프트웨어 혁신교육기관인 '에콜42'의 교육 라이센스를 획득하여 혁신적 교육기관 '42경산' 캠퍼스를 개소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콜42와 제휴된 곳은 31개국 54개 캠퍼스로 그중 하나가 '42경산' 캠퍼스다. 42경산은 일반적인 주입식 교육과 달리 없는 것이 많다. 먼저 교수와 교재, 수업이 없다. 수업이 없으니 정해진 수업 시간도 없다. 교육생들은 교수 없이 동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결하고, 평가 또한 동료가 함으로써 공동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학비 부담도 없다. 오히려 최대 24개월 동안 1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게다가 학위가 없어도, 전공이 아니어도, 사전지식이 없어도 교육이 가능하다. 23개월의 본 교육과정에 들어간 학생들은 주어진 기간 42경산의 시설을 활용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자신의 교육을 계획해 나갈 수 있다. 42경산은 학습을 위한 380대 PC와 학습공간을 24시간 개방하고, 42world 네트워크(인트라넷) 교육시스템을 제공한다. 본 교육과정은 컴퓨터공학과 학사 수준의 공통 과정과 석사 수준의 심화과정, 기업 채용 프로젝트 수행인 인턴십 프로젝트로 나뉜다. 최소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장하는 필수학습과정과 공통과정을 거치고 나면 인공지능, 보안, 모바일, 웹 등 학습하고 싶은 영역을 자유롭게 선택해 진행하는 전문과정을 거칠 수 있다.

본 교육과정 교육생은 입학 테스트를 거쳐 뽑게 된다. 2023년 9월 첫 교육생을 모집하고, 1천200명이 지원해 약 120명 정도가 본 교육과정으로 진출했으니 약 10대1의 경쟁률이다. 본 교육과정으로 가기까지는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간단한 온라인 테스트와 체크인 미팅 이후 라피신(La Piscine·집중교육 과정)이라는 독특한 선발 프로그램이 있는데, '피신'은 프랑스어로 수영장을 뜻한다. 갓난아이를 수영장에 던져 헤엄쳐 나오게 한다는 의미이다. 코딩을 모르더라도 4주간의 선발 과정을 스스로 감당하고 이겨 내는 이들에게 본 교육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생존수영을 떠올리게 할 만큼 치열하게 느껴지지만 4주 동안 예비 교육생들은 많은 것을 스스로 배운다고 한다. 비전문가들이 모여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평가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늘어난다.

42경산의 본 교육과정을 수행 중인 최명하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진로를 고민하다 인터넷 검색으로 42경산을 알게 되었다. 경주에서 올라와 기숙사에 머물면서 코딩과 프로그램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데, 주변에서 '소프트웨어가 대세다'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실제 본격적으로 배운 적은 없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42경산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본 교육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인 C를 넘어 C++까지 공부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프로젝트는 실제 기업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학습 시기는 각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공부가 재미있다.

"42경산에서는 도구 하나를 쓰더라도 이 도구를 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스스로 찾아내거나 동료에게 물어봐야 해요. 저는 오히려 이 방법이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기술이 빨리 나오기 때문에 필요한 공부를 찾아서 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 능력을 배우는 거 같아요. 무엇보다 모르는 걸 동료에게 자꾸 묻게 되니까 질문하는 방법과 또 스스로 판단하는 방법을 많이 익혔습니다."

42경산의 프로그램은 게임처럼 테스트를 통해 레벨 업을 하며 통과하게 되어 있는데, 최씨는 현재 6개월 동안 공통과정의 절반 이상을 수행했다. 교육생들은 기업에 나가 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42경산은 다양한 기업과 MOU를 맺어 지역기업과 학생을 이어주는 중간 다리 역할도 해나가고 있다. 학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할 만큼 지원을 아끼지 않는 42경산 관계자들은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2경산은 포기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용기 한 번 내서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42경산'과 인재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임당유니콘파크'까지 미래 산업의 선순환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는 경산. 청년들의 열정으로 꿈의 유니콘들이 활개 치는 경산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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