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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불황을 읽는 법

2024-08-02

호황과 불황 경기순환 개념

체감과 실제지표 다른 것은

소비자나 기업인이 느끼는

당시 사회 분위기 따라 결정

결국 경제도 심리적인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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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업 객원논설위원

지난해 폐업을 한 자영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는 98만6천487명으로 전년보다 11만9천195명 늘어났다. 업종은 내수경기와 직접 관련된 식당, 숙박업, 도·소매업이 주를 이룬다.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 입장권 평균 가격도 9천698원으로 3년 만에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공들여 제작한 영화를 걸어 놓아도 팔리지 않거나 제값 받고 팔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불황은 불황인 모양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극장가의 전체 누적 매출액과 관객 수는 소폭 증가했다는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가 있었고, '천만 영화'가 상반기에 두 편('파묘' '범죄도시 4')이나 나왔다. 흥행의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이다. 또 코로나 사태 이후 지속된 불황의 칼바람 속에서 값비싼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있고 명확한 타게팅, 가성비를 고려한 품질관리에 성공한, 저렴한 대박식당들도 적지 않게 보인다. 식당도 역시 양극화이고 불황의 영향도 선택적이다.

경제학에서는 호황과 불황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호황도 불황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경기순환'의 개념으로 본다. 체감으로는 불황이었으나 실제로는 호황인 경우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체감과 실제 지표가 다른 이유는 소비자나 기업인들의 체감은 당시 사회 전체의 분위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 즉 1997년 외환 위기나 2019년 코로나 사태 등은 실제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에 상당 기간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 그래서 비관적인 분위기에서는 실제 호황이어도 사회 분위기상 불황으로 인식될 수 있다. 결국 경제도 심리적인 현상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BSI 전망치는 97.1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보다 긍정적이며 100보다 낮으면 전월보다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29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경기실사지수는 세계도처에서 일어나는, 긍·부정을 속단하기 어려운 큰 사건과 정부의 역량 등에 대한 기업들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판단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유의하고 해석해야 한다. 실제 경제지표로 불황을 판정하는 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전기 대비 경제 성장이 일정 정도 이상 둔화될 경우 경기후퇴로 평가하며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의 경기종합지수를 판단의 근거로 사용한다.

경기종합지수는 경제 부문별(생산, 투자, 고용, 소비 등)로 주요 경제지표들을 선정한 후 이 지표들의 전월대비 증감률을 합성하여 작성한다. 100이 넘으면 추세이상 성장을 하고 있고 100을 밑돌면 추세이하로 볼 수 있다.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종합지수는 작년 11월 이래 금년 5월까지 100이상으로 7개월 연속 추세 이상의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내수부진 우려로 29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치고 있는 체감지표인 경기실사지수보다는 실제 경제지표들이 일찌감치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숫자놀음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불황의 판단도 사회 심리적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설명이다. 만일 빅스텝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 같은 파급력이 큰 경기부양 요인이 발생하면 대중심리는 또 움직인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비자욕구의 정곡을 찌를 수 있는 내 사업의 혁신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권 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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