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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지옥이 따로 없네"…온라인 민원 '폭탄'에 대구 지자체 골머리

2024-08-08

북구 주민 A씨, 구청 온라인 민원 게시판에 현재까지 2천700여 건 민원 제기
동구 및 수성구에서도 악성·반복 민원으로 업무 마비에 직원 직무 스트레스 호소

개미지옥이 따로 없네…온라인 민원 폭탄에 대구 지자체 골머리
게티이미지뱅크
개미지옥이 따로 없네…온라인 민원 폭탄에 대구 지자체 골머리
대구 북구 온라인 민원 게시판인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올라 온 주민 A씨의 민원 글. A씨는 매주 같은 내용의 반복 민원을 온라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출처: 대구 북구청 홈페이지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쏟아지는 온라인 민원 '폭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무원들이 악성·반복 민원에 일일이 응대하면서 업무가 마비되고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상황이 벌어져 자칫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북구 온라인 민원 게시판인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주민 A씨가 올해 들어 배광식 북구청장 비방글과 북구 행정력 부재 등을 지적하는 300여 건의 민원 글을 올렸다. A씨는 2010년부터 교통, 복지, 건축 등 각종 행정 분야에 대한 민원을 온라인으로 2천700여 건이나 제기했으며, 매주 같은 내용의 반복 민원만 5~10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게재한 민원 글은 '배광식 북구청장 주택지 구민 모두 불법 주차 과태료 고통 주고 최고 북구 전문가 아니죠' '배광식 북구청장부터 북구민에게 법을 지키게 본을 보여주셔요. 구민은 화가 납니다' '배광식 북구청장 건축법 제발 좀 지키셔요. 구민 위험 불편 고통 주는 행정 종식 요구' 등이다.

북구 관계자는 "똑같은 내용의 반복 민원으로, A씨에 대한 답변 및 조치 또한 같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민원 글 하단에 본문과 전혀 다른 내용을 교묘히 기재하며 상담 답변을 새롭게 요구하는 일이 벌어져 직원들이 불필요하게 행정력을 낭비하는 상황"이라며 "답변 및 조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딴지를 거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원들이 애를 먹으며, 매번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동구는 지난 5월부터 자칭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대구남아'라는 B씨로부터 매주 1~2개씩 현재까지 총 15개의 온라인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 내용은 '아직도 만연하게 있는 보행 중 흡연하는 인간들에 대해' '미개한 조선인들 운전 매너를 향상시키기 위해' '6·25전쟁 제74주년을 맞아 여러모로 의미 있는 호국정신이 담긴 민원 남깁니다' 등으로 대부분 행정 분야와 무관한 민원 글을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구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주민 C씨로부터 도로 관련 민원 1천400여 건을 접수했다. C씨는 수성구 새올 전자민원창구 대신 행안부, 권익위, 검찰청, 경찰청 등 다양한 기관 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반복 민원을 제기했고, 모든 온라인 민원이 담당 지자체인 수성구로 이첩되면서 관련 업무 부서에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달서구에서는 악성·반복 민원을 견디지 못한 공무원들이 급기야 집단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달서구지부는 지난 1일 달서구청 앞에서 악성 민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죽전3구역 재건축 조합원 정상화 대책위원회'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와 시위에 맞선 것이다.

행정안전부 등은 최근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민원 신청 수단별로 악성 민원 차단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민원 창구를 통한 '민원 폭탄'으로 업무 마비를 일으킬 경우 시스템 이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도록 조치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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