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 창작 산실 '레지던시' 활성화…일상이 된 전시·공연
달천예술창작공간은 작업 공간, 전시실, 교육 및 체험 공간을 갖추고 매년 회화,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미술 장르의 젊은 작가 6인을 공모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원래 폐교였던 이곳은 2000년부터 지역 작가들에 의해 '박달예술인촌'이라는 창작 공간으로 운영되다가 2021년부터 본격적인 레지던시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평범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또는 가정주부나 학생, 혹은 은퇴한 노년층이나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나 시민 활동가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마다 사는 모습도 역할도 다르지만,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이웃'이라는 말로 부르곤 하죠.
그렇다면 '문화도시' 달성군에는 어떤 이웃들이 살고 있을까요? 어쩌면 이곳에서는 한층 더 다양한 모습의 이웃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주거지나 상업 시설뿐만 아니라, 관광과 자연, 산업과 농업 등 다양한 면면이 결합한 도시이기 때문이죠. 그 가운데서도 유독 남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웃'이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모든 일상을 '문화'로 바꿔나가고 있는 이곳 '문화도시'에선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하는 이웃일 수도 있죠. 그 이웃이 바로 이곳의 '예술가'들입니다.
곳곳에 자리한 유명 중견작가 작업실
회화·설치·미디어 젊은 예술가 지원
다양한 장르·신선한 아이디어 가득
주민 체험 프로그램·작가 교류 활발
달성군청 방문객 '참꽃갤러리' 관람
공연예술가 만남 기회…또다른 활력
새로운 영감 주는 문화도시로 성장
◆달성과 미술을 연결하는 중견작가들
사실 '달성문화도시'에는 이미 수많은 예술가들이 주변의 '이웃'으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웃들이 있죠. 바로 '미술' 분야의 작가들입니다. 1970년대부터 개최되기 시작해 이제는 이곳을 대표하는 대규모 미술제로 각인된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만 봐도 알 수 있듯, 원래 이곳 '달성'과 '미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건 지금도 이곳에서 활발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이웃'의 작가들입니다.
특히 현재 '가창'에는 대구를 비롯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러 중견작가들의 작업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달성문화도시센터 블로그에서는 '예술가의 아뜰리에'라는 인터뷰를 통해 권기철, 김길후, 김일환, 남춘모, 유주희 등 이곳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견작가 16인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죠.
이렇게 꾸준한 관심과 집중을 받아온 이들 중견작가들의 활동이 다름 아닌,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 달성군이 왜 '문화도시'로 불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한데 모여 사는 도시를 '문화'와 거리가 먼 도시라고 부르기는 어려우니까요.
달천예술창작공간 야외 설치 작품. |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젊고 활기찬 작가들
그렇다고 중견작가들만 '이웃'으로 거주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달성문화도시'에는 이제 막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기 시작한 젊은 작가들도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죠. '다사'에는 이런 젊은 작가들을 위한 창작 산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구를 대표하는 레지던시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바로 '달천예술창작공간'입니다.
이곳은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비롯해 이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실, 그리고 시민들을 위한 교육 및 체험 공간 등의 시설을 갖춘 곳입니다. 원래 폐교였던 이곳은 2000년부터 지역 작가들에 의해 '박달예술인촌'이라는 창작 공간으로 운영되던 곳이기도 했죠. 이후 2021년 본격적인 레지던시 시설로 운영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매년 회화,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미술 장르의 젊은 작가 6인을 공모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특히 대구 외에도 다양한 지역 출신의 작가들이 모여 서로의 활동과 교류를 펼쳐나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낯선 지역에 거주하면서 작가들의 새로운 경험과 교류를 끌어내는 것이 '레지던시'의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을 거쳐 가는 젊은 작가들은 매년 새로운 '이웃'의 모습으로 지역과 만나는 셈이기도 하죠. 젊고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이 '이웃'들은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통해 도시의 일상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올해는 신건우, 원예찬, 이향희, 장동욱, 조현수, 현수하 작가가 이곳 '달천예술창작공간'에 입주해 활동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프리뷰 전시를 시작으로, 달성군 주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타 레지던시와의 교류전을 비롯해 내달 개최되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도 참여하는 등 올해도 '젊은 작가'답게 새롭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작가 스튜디오 . |
◆참꽃갤러리에서 만나는 또 다른 이웃들
이렇게 작가들이 '이웃'으로 자리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달성군청'입니다. 이곳 군청 2층에는 전문 전시 공간인 '참꽃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군청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작가들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곳입니다. 말하자면 작가들이 이곳 '문화도시'의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알리는 곳이기도 하죠.
지난해 '달성문화재단'이 이곳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별도의 공모를 통해 보다 엄선된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신년 기획 '갑진(甲辰)울림展'을 시작으로, 김재홍, 김도엽, 김찬숙, 금동효, 김대일, 김광한 등 다양한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죠. 이처럼 작가 개개인의 특성을 살펴보는 일은 마치 우리 주변에 어떤 '이웃'이 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관공서 곳곳을 작품으로 장식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군청 내부에 별도의 전문 전시 공간이 마련된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곳 '참꽃갤러리'는 '이웃'으로 자리한 작가들에게도, 또 주민들에게도 점점 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입니다.
지난 6월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 원예찬 작가가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
◆달성군립합창단이 들려주는 이웃들의 목소리
이처럼 '달성문화도시'에는 '미술' 분야의 다양한 작가들이 '이웃'으로 거주하고 있죠. 그렇다고 미술 작가들만 '이웃'으로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 피아노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또 대표적인 공연 축제인 '달성 100대 피아노'가 열리는 도시답게 다양한 '공연' 분야의 예술가들도 함께 살고 있죠.
대표적인 예가 '달성군립합창단'입니다. 1999년 창단된 이 합창단은 달성군에 거주 중인 여성 40여 명을 주축으로 한 이곳의 대표적인 '여성합창단'입니다. 이들은 매년 정기 연주회뿐만 아니라, '참꽃문화제'와 각종 기념일 등의 주요 행사, 그리고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때문에 '달성문화도시' 곳곳에서 이들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노래는 이곳이 어떤 모습의 도시인지를 알려주는 목소리가 되기도 하죠. 그리고 그건 곧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우리 '이웃'들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 합창단 외에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달성문화센터 백년홀', 대형 야외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사문진 상설야외공연장', 그리고 올해 2월 새롭게 문을 열어 주목을 받는 공연예술 전문 민간 소극장인 '달성예술극장' 등 '달성문화도시'에는 다양한 공연 예술가들을 '이웃'으로 만날 수 있는 전문 공연장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열린 달성군립합창단의 '참꽃문화제' 축하 공연. <달성문화재단 제공> |
◆예술가들로부터 발견하는 이웃의 의미
그렇다면 이들 예술가들은 이곳 '달성문화도시'에서 어떤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을까요? 이에 대해 그동안 서양화가로 이름을 알리며, 대구미술협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던 달성문화재단 박병구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역시도 젊은 시절에는 이곳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주 찾아다녔습니다. 도심과는 또 다른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지금의 예술가들도 분명 이곳에서 그러한 영감을 얻고 있을 텐데요. 그렇게 만들어낸 이들의 작업이 '문화'의 중심축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되고 있죠. 여기에 이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새롭게 찾는 예술가들까지도 우리의 '이웃'으로 맞이하게 된다면, 이곳이 '문화도시'로서, 앞으로 새로운 문화의 중심이 되는 모습까지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알다시피 '달성문화도시'의 슬로건은 '들락날락하는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문화도시'입니다. 이곳에선 누구나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예술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예술가나, 이곳을 찾는 예술가 모두 우리의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질수록, 이곳 역시 '문화도시'로서 새로운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이웃'이 지닌 특별한 의미까지 발견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건 이들만큼이나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이웃'들 역시 저마다 소중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겠죠.
글=이선욱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달성문화재단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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