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한국의 신발, 발과 신'전시서 선보여
조선시대 신발 문화 엿볼 대쾌도 전시 눈길
실제 전시된 신발과 그림 속 신발 비교해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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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쾌도' 1980년 동원 이홍근 기증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오는 9월22일까지 진행하는 국립대구박물관의 개관 30주년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에서 19세기 한양 사람들이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엿볼 수 있는 그림인 '대쾌도(大快圖)를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작자미상의 대쾌도는 동원 이홍근 선생의 기증품으로 '대쾌大快'는 '크게 유쾌하다'는 뜻이다. 그림 우측 위에는 제목과 함께 '을사년, 온갖 꽃이 화창하게 피는 시절에 격양노인이 강구연월에 그렸다(乙巳. 萬花方暢時節, 擊壤老人寫於康衢煙月)'라고 적혀 있다. 서울대 박물관에 유숙(劉淑, 1827~1873)이 그린 '대쾌도'가 소장돼 있어 19세기 이러한 형태의 그림이 유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쾌도는 도성 바깥에서 벌어진 큰 놀이판을 묘사했다. 씨름과 택견을 겨루는 곳에는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신분과 차림이 다양한 사람이 화폭에 빼곡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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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쾌도' 등장인물들의 모습. 들병장수와 홍철릭을 입고 흑혜를 신은 별감의 걸음걸이에 눈길이 간다. |
등장인물은 91명이다. 그중 발까지 그린 인물은 모두 20명이다. 씨름과 택견을 겨루는 소년 장사를 비롯해 버선 차림이 5명이고. 나막신을 벗고 장죽을 든 사람도 있다. 짚신이나 미투리를 신은 사람은 9명이다. 짚신은 승려, 엿장수, 군관 등 신분과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신고 있어 가장 대중적인 신발임을 알 수 있다.
발목이 낮은 고급 가죽신 혜(鞋)는 도포 차림의 양반이 신은 백혜(白鞋)나 홍철릭을 입은 별감이 신은 흑혜(黑鞋)에서 그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옥색 도포에 흰색 세조대를 맨 양반은 태사문이 있는 태사혜(太史鞋)를 신고 맵시를 뽐내었다.
전시실에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짚신','미투리','나막신','혜'가 모두 전시돼 있다. 그림 속 신발과 실제 신발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요일 휴관.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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