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 2차전지 도전 직면
철강 침체 예상 뛰어 넘어
전기차 캐즘 극복해야
다가올 변화 준비
위기는 곧 기회다
김기태 동부지역본부 차장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처럼, 추석은 늘 풍요로움과 가족의 행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기가 되면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모여 옛 추억을 소환하며 따뜻한 밥상 앞에서 웃음을 나누곤 한다. 하지만 올해 추석을 맞이하는 경북 포항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포항의 경제를 지탱해 온 철강 산업이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의 리더십 하에 이 위기를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철강 시장의 침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중국이 공급 과잉으로 쌓인 재고를 해외시장에 밀어내기 수출을 하고 있어 포스코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생존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은 철강, 화학 등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바로 2차전지 산업의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이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같은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전반에 걸쳐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보급 초기의 폭발적인 성장이 둔화하고,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이 캐즘을 넘지 못한다면, 포스코의 2차전지 사업은 철강 산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산업구조 다변화를 꾀한 포항의 경제는 철강과 2차전지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하지만 그 두 축이 흔들리면서 지역 경제는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최근 포항지역 90개 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자금 사정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체가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및 작년 대비 현재 자금 상황에 관한 질문에 '비슷하다'가 70%, '힘들다'는 24.4%로 응답해 전체의 94.4%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자금 사정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나아졌다'고 응답한 기업은 5.6%에 불과했다.
이는 서민들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악화로 인해 많은 이들이 가계 부담을 느끼고, 추석 명절마저도 예전처럼 풍요롭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는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옛 추억을 되새기며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가진 힘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는 데 있다고 본다.
포항의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이 철강과 2차전지 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이번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미래를 위한 희망을 나누고, 다가올 변화를 함께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 김기태 동부지역본부 차장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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