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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족과 아침밥 먹게 출근 늦춰달라" 이게 파업 명분이라니

2024-09-13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25일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진 건 파업을 앞두고 자신들의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서다.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안은 △기본급 5.1% 인상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오전 9시인 영업 개시 시간 30분 늦추기다. 사용자 측은 기본급 1.9% 이상 인상은 불가능하고 노동시간 단축도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민간 부문의 노동자들이 권익 향상을 위한 최후 수단으로 파업을 선택하는 것을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고액 연봉을 받는 은행원들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이번 파업 명분으로 내세운 근무시간 단축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 금융노조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4.5일 근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가족과 아침밥을 먹을 수 없다"는 이유로 출근 시간을 늦춰달라고 하는 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다른 직장인들은 뭐란 말인가. 더구나 은행 문 여는 시간을 늦추면 금융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불황에 고물가·고금리까지 겹쳐 서민 경제가 파탄 직전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 그 덕에 은행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이 됐다. 시중은행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은행은 단순한 영리 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준공적 기관이다. 외환위기 때 혈세를 투입해 부실 은행들을 살린 이유다. 은행원들도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금융노조의 '아침밥' 타령을 들어주기에는 서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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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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