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자연 품은 살기 좋은 터전…新중년 활력 '5080 청춘 삶터' 조성
청송군 부남면 중기2리 전경. 중기2리는 반딧불이 서식할 만큼 깨끗한 청정마을이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살고 있는 청송 부남면 중기2리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
물론 모든 지자체가 그렇지는 않다. 자연을 훼손하기보단 보전하며 발전을 꾀하는 지역도 있다. 청송군이 그렇다. 청송군은 '산소 카페'라는 명칭에 걸맞게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부각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환경 저해 요소인 굴뚝 산업보다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개발 및 스마트 농업 등 친환경 산업에 초점을 맞춰 이를 육성하고 있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여가·복지 등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하고 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산소 카페 청송 열 번째 이야기는 청정 마을 부남면 중기2리의 마을 만들기 사업과 청송읍 금곡지구 도시재생 인정사업이다.
친환경 산업 육성 '중기 2리'
반딧불이 서식 '청정 마을 브랜드'
이야기 보따리 가득한 5개 부락
주민 스스로 지역발전 사업 구상
소공원·공용 주차장·CCTV 설치
정주여건 개선 '금곡지구'
도시재생 사업 선정 140억원 확보
건강·문화·여가 커뮤니티 활성화
청송군 금곡리 전경. |
청송읍 금곡지구는 읍 중심지에 있어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지만, 인구 밀집도가 높고 복지·문화·여가 시설 등 정주 여건이 부족했다. 청송군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시재생 인정사업에 공모해 국비 등 140억여원을 확보했다. 청송 금곡리 '5080 청춘 삶터' 조감도. |
청정지역. 청송군 부남면 중기2리의 마을 브랜드다. 중기2리는 현재도 반딧불이 서식할 만큼 깨끗하다. 마을 주민들이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살고 있다는 증거다. 그만큼 발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마을 입구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형성돼 있어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한 층 더 부각한다.
인구 100명가량이 거주하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지만, 과거에는 시외 지역과 청송을 이어주는 관문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중기2리는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의 경계가 맞닿은 접경지다. 그 경계는 주민들 사이에서 '달이령'이라고 불리는 고개다. 청송과 포항지역을 오고가기 위해서는 달이령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이 마을을 거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어 교통의 요지로 꼽혔다. 달이령은 '달이 넘어간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갯길은 현재 임도로 활용 중이다.
중기2리에는 총 5개의 부락이 있는데, 마을 안길을 따라 효자·중성지골·성지골·국골·옻밭골(칠전골)이 있다. 각 부락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중기2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이 효자마을이다. 효자마을에는 조선 시대 이호영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전한다. 이호영은 어머니가 몸에 난 종기로 고생하자 입으로 고름을 빨아 병을 낫게 했다. 부친도 심한 병환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귀한 약재를 구해 간호했으나 병이 쉽게 낫지 않아 걱정이 깊었다. 그러던 중 지나가던 사람이 동해에 사는 자라의 골을 먹으면 부친의 병이 낫는다고 알려줬다. 이 말을 듣고 동해로 가 용왕에게 지극 정성으로 기도를 드렸다. 오랜 기도 끝에 바닷속에서 자라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를 잡아 정성껏 달여 부친에게 먹였더니 완치됐다. 효심에 감동한 후손들과 유생들이 그의 효행을 기리고 본받기 위해 마을 입구에 비석을 세웠으며, 마을 이름도 효자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효자마을을 지나면 중성지와 성지마을이다. 이 마을들의 명칭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얘기는 두 가지다. 먼저, 산으로 둘러싸인 산촌 중간 지점에 있다고 하여 중성지와 성지라고 붙여졌다고 한다. 두 번째는 과거 성지라는 사람이 마을 인근에 있는 구암산을 넘어온 뒤 쉬어갔다고 해서 성지, 중간에 거쳐 갔다고 해서 중성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국골도 두 가지의 전래가 있다. 마을에 있는 구암산 중턱에 직경 5m 정도의 넓은 굴이 있었는데 그 안에 사람이 살았다고 하여 '굴동'이라고 붙여졌다가 현재 국골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구암산의 산세가 깊어 이를 넘고 갈 때 울고 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영양 남씨가 피란을 와서 개척한 마을인 옻밭골(칠전골)은 옻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풍수설에 의하면 이곳이 의식이 풍부할 것이라 하여 과거에는 의식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중기2리는 사과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여느 청송군에 있는 마을과 마찬가지로 주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데 마을이 해발 470m에 자리 잡고 있어 사과를 재배하기 최적의 기후라는 것. 사과 당도가 높고 껍질도 단단한 등 상품성이 우수하다고 소문나 있다.
청송군 부남면 중기2리 소공원은 마을 주민 간의 화합과 단합의 장이다.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쓰레기를 줍고 잡초를 제거하며 협동심을 높이고 서로 간의 안부를 묻는 등 소통을 하는 공간이다. |
마을 주민들은 사업을 통해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는 소공원을 조성했다.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와 정자와 조경수목 식재,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산책로와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또,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과 20여 대의 차량을 둘 수 있는 주차장도 조성했다. 농업 폐기물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집하장과 재활용품 수거장도 만들어 마을 경관을 깨끗하게 개선했다. 마을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방범용 CCTV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사업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소공원의 경우 마을 주민 간의 화합과 단합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것.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쓰레기를 줍고 잡초를 제거하며 협동심을 높이고 서로 간의 안부를 묻는 등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을 발전을 위한 노력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남용식 중기2리 이장은 "마을회관과 같은 실내에서 주민 대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이를 설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관광상품 개발 등 마을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 정부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을 신청하고 선정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청송 부남면 중기2리 방범용 CCTV. |
청송읍 금곡지구는 읍 중심지에 있다. 이에 다른 마을보다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지만, 그만큼 인구 밀집도가 높고 복지·문화·여가 시설 등 정주 여건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청송군은 이를 개선하고 확충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21년 국토부에서 추진한 도시재생 인정사업에 선정돼 국비 등 140억여 원을 확보했다.
청송군은 옛 보건의료원 건물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다목적 공간인 '5080 청춘 삶터'를 신축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축 중인 '5080 청춘 삶터'는 창업지원과 건강·문화·여가 등 신중년 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될 계획이며, 2025년 8월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건물 지하 1층에는 기계실이, 지상 1층에는 마을 나눔터와 나눔터 관리실, 공유주방, 로비 및 라운지가, 2층은 가족상담실, 건강 생활 프로그램실, 휴게실, 라운지 홀이, 3층은 창업교육관, 동아리실, 생활 안전 교육 시설 및 교육관리실이 들어설 계획이다. 4층에는 청춘 카페와 공유오피스, 테라스가 5층은 대기 쉼터 라운지, 다목적 강당, 물품 보관실, 음향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청송군 관계자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기대수명이 올라가는 만큼 신중년층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5080 청춘 삶터'를 조성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청춘, 인생 제2막을 열다! 5080 청춘 삶터' 라는 사업명에 걸맞도록 침체된 청송읍 시가지에 제2의 전성기를 불러 올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유병탁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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