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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 상급병원 응급실 '탈진'…'운영 중단'까지 가선 안 돼

2024-10-01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이 '탈진' 상태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7개월이 지났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지금까지 24시간 응급체계를 근근이 유지하는 것만도 남은 의료진의 헌신·희생이 만든 기적이다. 과중한 업무→피로 누적→탈진의 악순환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순 없다. 이미 '번아웃' 일보 직전 상태다. 이대로면 타 지역처럼 응급실 축소 운영, 일시 중단 사태를 맞을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체계의 심장과 같다.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5곳이다. 병원마다 10명 미만의 인원이 당직 근무를 돌아가면서 겨우 응급실 명맥을 잇고 있다. 지금과 같은 업무 과부하 상태가 이어지면 머지않아 '응급실 응급사태'는 불 보듯 뻔하다. 10월부터 응급실 축소 운영에 들어간 충북대병원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환절기 급격한 기온 변화로 노령 호흡기 및 심뇌혈관 질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라 더 걱정이다. 응급실 의료 수가(건강보험 진료비)를 높인다지만, 문제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대통령실이 그저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안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 기구'를 신설한다는 새로운 방안을 내놨다. 어젠 설치 및 운용 세부안을 발표했다. 정부로선 애초 방침에서 대폭 후퇴한 셈이다. 의협은 "내년도 의대 증원부터 멈춰라"며 여전히 뻗대고 있다. 의정갈등을 계속 방치할 순 없다. 뒷북 대책이긴 하지만 정부의 새 제안은 의료계 참여의 기회다. 의제 제한을 두지 말고 백지에서 마음을 터놓고 타협점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계속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으면 정부와 의료계 모두를 향한 분노가 폭발하는 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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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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