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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

2024-10-16 19:00

[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

[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

대구 수성구 삼덕동 대구간송미술관 입구에서 서남쪽을 바라보면 대구미술관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두 미술관 사이의 거리는 불과 100m 남짓. 특히 두 미술관 사이를 오가는 계단에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ART THAT TRANSCENDS TIME'이라는 문구가 흥미롭다. 대구미술관이 설치한 이 문구는 각각 고전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들 미술관의 상생을 의미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순간, 시대를 초월한 거장들의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의 문화유산과 대구미술관의 최첨단 현대미술을 사실상 한 자리에서 누릴 수 있게 되면서 대구 미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가 전국 규모의 미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 개관한 대구간송미술관과 기존의 대구미술관이 어우러지면서 대구의 미술 인프라는 이미 최고 수준이다. 이제 마지막 퍼즐만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 중인 국립근대미술관이 들어서면 대구는 고전·근대·현대를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를 완성한다.


[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확장 중인 대구의 미술 인프라
대구가 현재의 미술분야 전시 기반을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11년 5월 대구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미술도시 대구'의 명성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지난 9월 3일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으로 다양성 확보의 단추를 끼웠다.


대구미술관은 이미 지역의 문화적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광역시 단위의 광주시립미술관(1992년 개관)과 부산시립미술관(1998년 개관)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대구미술관 건립 이후 뒤늦게나마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대구미술관이 개관 초부터 늘 강조했던 가치는 '미술관다운 미술관'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로 미술관의 명칭 또한 타 광역시 단위 공립미술관과 달리 '시립'이란 단어를 빼고 미술관 자체의 정체성에 집중했다. 또한 원래 미술관 로비로 설계됐던 높이 18m, 폭 15m, 길이 42m의 공간을 특색있는 대형 전시공간인 '어미홀'로 탈바꿈시키는 등 혁신에 주력했다.


대구미술관이 그동안 추진한 '국제화·세계화'는 대규모 프로젝트형 전시 유치로 이어지며 지역의 역대 전시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대구미술관이 2013년 개최한 '쿠사마 야요이' 전시는 32만9천여 명이 다녀갈 만큼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대구미술관은 지역 대표 미술 플랫폼으로서 그 입지를 강화 중이다. 미술관 부속동 개관을 통해 미술관의 기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교육 공간 마련과 더불어 도보 3분 거리의 대구간송미술관과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는 등 대구 미술의 브랜드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향후 대구미술관과 대구간송미술관이 자리한 삼덕동 일원은 대구의 문화 역량을 알리는 거점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간송 전형필이 보유한 문화유산만 4천600여 점, 3만여 건에 달하기에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오는 12월1일까지 진행하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가 개관 한 달 만에 7만여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민의 기대는 현실화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이 그동안 진행한 국내외 유수 미술관·박물관과의 교류는 전시 분야의 다양성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도 "(간송의)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구시민을 위한 좋은 전시를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전시와 더불어 교육 및 보수복원이라는 3개 축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전미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역 문화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퍼즐인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지역 공약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중 하나다. 옛 경북도청(현 대구시청 산격청사) 후적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근대미술관을 포함한 문화예술허브 조성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며 내년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문체부의 관련 용역이 끝나면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창간 79주년 특집]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대구…고전·근대·현대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로

◆풍부한 문화예술 자산 강점
대구가 '미술도시'로 거듭나는 배경에는 풍부한 문화예술 자산도 한몫한다. 특히 대구는 '한국 근대미술의 메카(Mecca)'로 불릴 만큼 수많은 미술인을 배출했다. 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 긍석 김진만을 비롯해 이상정, 서동진, 이여성, 최화수, 김용준, 박명조, 서진달, 이쾌대, 이인성, 김용조 등 당대 대표 화가들의 활동거점이 대구였다. 6·25전쟁으로 전선문화(戰線文化)를 꽃피웠던 70여 년 전 대구에서는 많은 화가가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대구는 1970년대 지역 작가들이 독자·실험적 미술 행사로 발전시킨 '대구현대미술제'의 진취적 정신을 품고 있다. 지역 미술 관계자들은 대구현대미술제를 두고 '한국 미술사상 최초로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난무한 전국 규모의 미술축제'라고 평한다. 특히 문화의 중앙 집중화를 거부하고 지역 미술의 자생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 미술 행사라고 여긴다. 이러한 대구 미술인들의 발자취는 매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에서 열리는 '달성대구현대미술제'를 통해 맥을 잇고 있다.


1980년대까지 이어진 대구의 고도경제성장도 지역 미술의 저변을 넓혔다. 섬유 등 특정 산업의 호황으로 축적된 자본은 화랑 및 각 지역 아트센터가 설립되는 근간이 됐다. 상업적 측면에서도 대구는 거대한 미술시장을 아우르는 도시다. 40여 곳의 지역 화랑이 주축인 대구화랑협회는 국내 3대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Diaf(대구국제아트페어)'를 매년 개최하며 국내외 미술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중장기 계획 수립 필요
미술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대구가 미술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인식 대구미술협회 회장은 "그동안 좋은 전시를 선보인 대구미술관 인근에 대구간송미술관까지 개관하면서 지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져 고무적이다. 미술에 대한 각 기관과 시민 등 지역사회의 지속적 관심이 이어진다면 대구는 '미술도시'로 불렸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근대미술관 조성 역시 매우 환영할 일이다.

 

시각예술 클러스터의 완성과 더불어 시민참여형 미술 프로그램 개발 확대 및 지역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까지 조성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준모 미술평론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는 "대구가 시각예술 클러스터를 표방하려면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관련 정책을 재점검하고 중장기적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미술 행정가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시각예술 클러스터를 끝까지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는 재정적 뒷받침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시각예술의 영역 중 어느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미술관 등 하드웨어의 구축만큼 기존 시설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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