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불명예상
한강 소설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어 온 나라가 축제부위기다. 노벨상은 물리학상·화학상·의학상·문학상·평화상·경제학상 등 6가지가 있다. 이들 분야 외에는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남겨도 노벨상은 받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에 버금가는 상이 있다. 천재적인 수학자에겐 노르웨이 왕실이 아벨상을 수여하고 40세 미만 수학자에겐 매 4년마다 필즈상을 수여한다. 기술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면 밀레니엄 기술상이 기다린다. 저렴한 태양전지 개발자와 차세대 DNA 시퀀싱을 연구한 과학자가 이 상을 받았다. 컴퓨터과학에서 최고의 연구자는 튜링상을 받고, 발명품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킨 공학자는 드레이퍼상을 받는다.
괴짜 연구에 주는 '불명예상'이란 희한한 상도 있다. 노벨상을 패로디 한 이 상은 노벨상에 '이그'를 붙여 '이그노블상'이라 부르는데 '불명예상'이란 뜻이다. 사람들을 웃기고 뭔가를 생각게 한 10 건의 괴짜 연구에 주어진다. 예컨대 한 과학자는 말라리아모기가 림버거 치즈의 악취와 사람 발 냄새를 좋아한다는 것을 밝혀 수상하였다. 금년에는 '항문으로 호흡하는 다수의 포유류'를 연구한 논문과, '머리 가마의 남·북반구의 차이'를 연구한 논문에 주어졌다. 수상식도 풍자다. 상과 부상으로 종이 트로피와 짐바브웨의 100조 달러 지폐를 받는다. 미화로는 0.40 달러 가치다. 종이비행기를 단상으로 날리고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부르고 강의는 24초만 한다. 진짜 노벨상과 이 상 둘 다 받은 안드레 가임 교수가 상을 주는데 그는 2000년에 공동연구 '개구리의 자력 부양'으로 이 괴짜 상을 받았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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