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여자초등부 대회 제패
프로 출신 부친에 골프 배워
母 "남편 투병으로 세상 떠
제대로 지원 못해 안타까워"
LPGA 명단 오르는 게 목표

구미에서 '골프신동'으로 주목받는 강연진(13·해마루초 6년)의 최근 2년간 성적표다. 강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를 지낸 아버지 강민수 프로에게 골프를 배웠다. 아버지를 따라간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다 골퍼가 됐다. 2012년생 강 선수는 구력으로 따지면 이제 겨우 6년 차다. 강 프로는 딸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시작한 지난해 5월 희소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 선수의 어머니 서청화씨는 "둘째 딸 연진이는 운동하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키우기로 남편과 약속했는데 오랜 투병 끝에 삶을 마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골프존카운티선산CC 골프연습장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던 남편이 떠난 뒤 연진이를 제대로 뒷바라지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실력이 늘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강 선수는 5학년 진학과 동시에 큼직한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키 164㎝, 몸무게 48㎏의 가냘픈 체격에도 드라이버 비거리는 건장한 남자 못지않은 220m다. 18홀 평균 퍼트 수는 27개로 18홀 중 9개 홀은 원퍼트로 마무리할 정도다. 학교 수업을 마치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선산CC 연습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실력을 쌓는 연습 벌레로 소문이 자자하다.
지난 15일 LPGA 선수와 조별로 한 명씩 출전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4 프로암’에서 강 선수는 프로에 버금가는 실력을 발휘했다. 주최 측 추천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강 선수는 유명 선수와 조를 이룬 라운딩에서 기죽지 않은 멋진 샷으로 76타를 쳐 프로선수로부터도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내년에 특기생으로 오상중에 입학하는 강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감정에 기복이 없는 평정심과 타고난 운동신경이다.
"LPGA에서 뛰는 것이 희망이자 저의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 강 선수는 "가장 이른 시일에 LPGA 투어 선수 명단에 올라 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시는 어머니에게 보답과 효도를 하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백종현기자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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