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전사와 양궁의 만남…웃음과 감동 '정조준'
영화 '아마존 활명수'에서 전직 국가대표 양궁선수 역할을 맡은 코믹연기의 대가 류승룡.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류승룡의 신작 '아마존 활명수'는 처음부터 대놓고 웃기는 영화다. 배우들의 '몸연기'와 매 순간 톡톡 터지는 '말맛'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웃음꽃을 피운다. 양궁을 모티브로 제작된 첫 한국영화로, 대세배우로 자리잡은 류승룡, 진선규, 염혜란과 브라질에서 온 현지 배우 3인방이 웃음 전도사로 나섰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에 참여한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1천626만명이 관람한 배 작가의 최대 히트작 '극한직업'은 역대 한국영화 사상 둘째로 많은 관객이 관람했다. 1위는 1천761만명이 관람한 2014년 개봉작 '명량'이다.
작가는 TV에서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계기로 이 영화를 구성했다. 동물적 본능으로 사냥을 하는 아마존 원주민과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양궁을 접목해 영화를 써내려 간 것. 배 작가는 "양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종목이다. 양궁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가 만드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류승룡이 분한 '진봉'은 한때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로 잘나갔지만, 지금은 직장에서 구조조정 1순위에 오른 처량한 신세다.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준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찾아간다. 처음 만난 아마존의 원시우림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진봉 앞에는 삶과 죽음이 걸린 일생일대의 위기가 닥쳐온다. 위험한 순간을 넘긴 진봉은 그곳에서 만난, 신이 내린 활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과 한국계 통역사 '빵식'과 함께 한국으로 귀환하는데….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철저하게 코믹한 스토리 속에서 감동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아마존의 전사라는 낯선 인물들을 만나 친구가 되기까지의 갈등과 화해가 감동, 웃음, 슬픔의 요소와 함께 펼쳐진다. 류승룡은 "한국과 아마존이라는 서로 다른 이질적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공감하고, 위로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이야기다. 코믹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웃음과 감동, 소통과 공감이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잘나가던 국대서 구조조정 1순위 신세
아마존 3인방 양궁 가르치며 좌충우돌
코믹연기, 건강한 웃음 찾아가는 과정
양궁은 취미로 즐겨 "정신수양에 좋아"
양궁을 모티브로 만든 코믹영화 '아마존 활명수'.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양궁은 실제 취미…집중에 좋아"
▶전직 양궁선수 역할을 맡았다. 촬영을 하기 위해 실제로 양궁 연습도 많이 하셨을 듯하다.
"영화 '최종병기 활' 때 활 쏘는 법을 처음 접했어요. 수년간 양궁을 취미로 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죠. 처음엔 열심히 쏘곤 했는데, '무빙' 등 작품을 하느라 한동안 연습할 시간이 없었어요. 가까이서 보니 양궁인들이 생활양궁 저변 확대를 위해서 엄청 애쓰시더라고요. 우리도 외국처럼 양궁이 생활체육으로 확산되면 좋겠어요."
▶극중에서 진봉이 선수시절에 촬영한 '활명수' 광고가 깜짝 등장한다. 실제로 이 장면은 동화약품과 컬래버레이션 광고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화면을 보면 현재의 얼굴과 대조적으로 잘생김이 두드러지는데.(웃음)
"주름 하나 없는 모습이었죠.(웃음) 가면 갈수록 진짜 우리 문명의 기술에 너무 감탄하고 있습니다. CG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실제로 해보니 양궁의 매력은.
"정신수양에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집중하게 되고, 또 정적인 스포츠라서 현대인에게 특히 좋은 종목이 아닌가 해요. 저도 한동안 작품활동을 하느라 양궁을 등한시했는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시 계속 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코믹 vs 정극 "연기는 다 어려워"
▶어느 순간부터 코믹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정극과 코믹 연기 중에서 어떤 쪽이 더 작업하기 좋은가.
"연기는 사실 다 어려워요. 쉬운 연기는 없죠. 코믹연기는 자칫 잘못하면 '오버'가 되고, 또 어떻게 보면 아쉽게 느껴져요. 어떤 경우에는 웃다가 뺨 맞은 사람처럼 무안할 때도 있어요. 특히 사람마다 웃음의 포인트가 다 다르기 때문에 수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내게 코믹연기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건강한 웃음을 찾아가는 도전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코믹연기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고 위로를 받고 힘을 낼 수 있다면 족해요."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캐릭터를 잡아가는 것이었어요. 긴장을 놓치지 않고, 서로 간의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정말 치열하고 외로운 협업의 과정이었어요. 물론 그 과정이 재밌고, 배우로서 성장의 시간이 되는 것이겠지요."
▶아마존 로케가 이뤄졌는데, 아마존 현지에서의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이번에 알았는데, 아마존이 세계 14개국에 걸쳐 분포해 있다고 해요. 저희가 찾아간 곳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네 시간 동안 비행기 타고 가는 '마나우스'라는 곳이었어요. 사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아마존에서 점과 같은 지점에서 잠시 머물렀던 셈이죠. 현지에서 느낀 점은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이 개발과 훼손 때문에 심각하게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저희가 방문한 지역은 130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강의 수심이 12m나 내려가 있더군요."
◆아내와 걷는 맨발걷기 '최고의 힐링'
▶영화작업 틈틈이 예능과 다큐에서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휴가를 떠난 최불암 선생을 대신해 '한국인의 밥상'의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소감은 어떠한가.
"예전부터 다큐를 좋아했기에 내레이션 작업도 틈틈이 해왔어요. '한국인의 밥상'은 제가 진심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흑백요리사'와 같이 대박 프로그램도 좋지만, 저는 우리 어머님들의 정감있는 레시피가 있는 이 프로그램이 더 끌리는 것 같아요. 어머님들을 만나고 직접 음식을 먹을 수도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지요."(웃음)
▶'무빙' '닭강정'에 이어 '아마존 활명수', 거기에 내년 방영예정인 '파인'까지 빡빡한 촬영 일정이다. 이 많은 작품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저는 바쁜 일정 중간중간에 저한테 선물을 많이 줘요. 며칠 후에도 영화홍보 일정을 마치고, 바로 제주 올레길로 걸으러 가요. 기자 인터뷰도 하고 , 치열한 홍보일정을 마쳤으니 스스로에게 쉴 수 있는 틈을 주는 거죠. 이번에 함께 작업한 양세종 배우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올레길을 걸으며, 차도 마시고 쉴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도 궁금하다. 요즘 뜨거운 관심사인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하나요.
"아니요. 걸으면서는 그냥 아무 생각 안해요. 좋은 음악, 자연의 소리와 함께합니다. 특히 벌써 3년째 아내와 집근처에서 맨발걷기를 즐기는데, 두 시간 정도 맨발로 걷고 나면 몸에서 독소나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확 들어요."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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