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금 유턴·동학개미 운동 부활 기대감
4일 코스피·코스닥도 동반 상승 마감
코스피가 4일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 등의 영향으로 2% 가까이 올라 2,580대를 회복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발(發) '동학개미운동'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 과세체계의 근본 틀을 바꿀 수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유예 4년만에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돼서다. 정부와 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도 논란 끝에 폐지 방침을 밝혔다. 개인 투자자와 증권업계는침체된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성장동력)이 장착됐다며 반색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이 다시 국내로 유턴할 것이란 장미빛 전망도 나온다.
4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천500만 주식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투세 폐지 방침을 밟혔다. 이에 2020년 도입된 금투세는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세금을 거둔다는 원칙에 기반한 과세제도다.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액수에 20∼25% 세금을 매긴다.
그간 민주당 등에선 '부자 감세'는 안 된다며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금투세 시행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혼란이 가중되자 투자자의 불만도 커졌다. 이번에 민주당이 방향을 선회하면서 개인 투자자와 증권업계는 환영일색이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1천400만 개미의 승리"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금투세 폐지를 줄곧 외쳐온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이날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발언 이후 시장도 즉각 반응을 했다. 이번 결정이 침체기에 있던 국내 주식시장에 기폭제 역할을 해서 다른 선진국 시장처럼 장기 우상향하는 그래프가 그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국내로 자금유입에 물꼬를 틀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만연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이민'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외 증시로의 자금유출이 많았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일제히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쳤다. 2천600선 고지는 넘지 못했다. 코스피가 반등한 건 4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5.03포인트(3.43%) 상승한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