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벤처밸리에 쏠린 눈] <하> AI·반도체 관문
대구시, 2029년까지 450억 투입
국산 AI반도체 기업·인재 집약
AI마이크로 데이터센터도 추진
동대구벤처밸리 전경.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대구시는 지난 7월 퓨리오사AI·딥엑스 등 국내 유망 팹리스 6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차세대 반도체 NPU(신경처리장치)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국산 AI 반도체 실증부터 반도체 운용 SDK(서비스 맞춤 소프트웨어 키트) 개발, 인력양성에 걸쳐 전방위적인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대구시가 동대구벤처밸리에 추진하는 AI마이크로 데이터센터는 수성알파시티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와는 개념이 다르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아닌 국내 팹리스가 만든 NPU를 활용한다. 냉장고만 한 데이터센터를 현장에 설치해 보안성이 높다. 맞춤형 SDK까지 제공돼 효율이 뛰어나다.
대구와 손을 맞잡은 퓨리오사AI 등 팹리스는 이미 자체 개발한 NPU와 SDK가 있다. 데이터센터 제작 자체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수요처나 현장 최적화 기술이 부족하다. 이에 대구가 지역의 많은 제조업체를 연결하고, ICT 기업과 최적화 기술 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시는 '동대구벤처밸리'를 AI 반도체 산업을 꽃피울 핵심 무대로 인식한다. 2029년까지 총 450억원을 투입, 동대구벤처밸리 일원에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한다. 내년도 예산 103억원(국비 70억원 포함)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의원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단 AI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연구실과 AI 반도체 SW 지원센터를 대구 동부소방서(내년 상반기 이전 계획) 후적지에 조성한다. 소방서 후적지는 벤처기업 입주실 등을 갖춘 '워킹 스테이션'으로 리모델링된다. AI 반도체 운용 SW 개발 기업, AI 서비스용 SW 기업까지 불러들일 계획이다.
특히 지리적 이점을 십분활용할 생각이다. 동대구벤처밸리는 동대구역과 인접해 있어 외부와의 연결성이 높다. 수도권에 밀집한 AI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및 고급 인력 확보가 수월해진다. 2030년엔 도시철도 4호선도 개통할 예정이다. 4호선은 범어역(2호선), 동대구벤처밸리, 동대구역(1호선)을 거쳐 경북대와 엑스코, 금호워터폴리스까지 지난다. 반도체분야 고급 인력을 배출하는 경북대와 직접 연결돼 인재유입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또한 기회발전특구이자, 첨단복합산단인 금호워터폴리스로 곧장 넘어갈 수 있어 데이터센터 수요처 접근성이 뛰어나다. 한강 이남 최대 ICT 집적단지인 수성알파시티 이동도 간편해진다. 엑스코를 방문하는 여러 산·학·연 전문가에게 지역 AI·반도체 생태계를 전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동대구벤처밸리가 일약 AI반도체 관문기능을 하게되는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최대 강점은 반도체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대기업보다 더 사람 구하기가 힘든 팹리스는 고급인력을 얻고, 지역 청년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동대구벤처밸리가 지역의 흩어진 AI, 반도체 등 산업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상인 대구테크노파크 스마트제조혁신센터장은 "동대구벤처밸리에 AI 반도체에 기반한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활용법이나 운용과 관련된 지역 제조업계의 수요가 넘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 ICT(정보통신기술), SI(시스템 통합) 기업이 조금씩 AI 사업쪽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AI 반도체 SW 지원센터 같은 응집력 있는 기관이 생기면 업계 혁신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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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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