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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없는 대구 수련병원…내년 '상반기 모집' 운명의 갈림길

2024-11-17

홍보 중단·지원율 바닥…내년 상반기 모집도 '희망' 실종
전공의 없는 병원 현실화, 응급 진료부터 수술까지 위기

전공의 없는 대구 수련병원…내년 상반기 모집 운명의 갈림길
대구소방안전본부 대원들이 지역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영남일보 DB>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이 다가왔지만, 대구 지역 수련병원들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9개월째 이어진 의정 갈등과 전공의 복귀 문제의 답보 상태로 인해 기대감보단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모집' 사실상 무의미
17일 대구 수련병원에 따르면 매년 11월 셋째 주 모집 계획 발표 후 12월 첫째 주 진행되는 전공의 모집은 수련병원 인력 운영의 핵심 일정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패가 내년 상반기 모집의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하반기 모집에서는 전국적으로 7천645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단 104명(지원율 1.36%)에 그쳤다.

312명을 모집한 대구도 8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에서 지원자는 단 1명(지원율 0.32%)뿐이였다.

대구 A 수련병원 관계자는 "의정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전공의 모집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모집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수련병원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전공의 모집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전공의 복귀를 위한 명분을 만들지 않는 한 현실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홍보 중단, '기피과' 지원 독려 실종
예년과 달리 전공의 모집을 위한 홍보 활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SNS를 활용하거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지원을 독려했던 이전과 달리, 올해는 병원들이 모집 활동 자체를 멈춘 상태다.

A 수련병원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홍보를 진행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외과, 산부인과 등 '기피 과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올해는 찾아볼 수 없다. 대다수 대구 지역 수련병원들은 지난해까지 관련 캠페인을 펼치며 전공의 지원을 독려했지만, 올해는 이런 활동조차 중단된 상태다. 이는 병원들이 전공의 모집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접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공의 공백, 지역 의료 위협
전공의 부재는 지역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대구 B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다면 진료와 수술 같은 병원의 핵심 서비스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공의는 응급실과 병동, 수술실 등 병원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이 없는 상태에서는 환자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긴급한 수술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와 같은 지역 병원은 수도권 대형 병원에 비해 인력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의와 간호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공의의 공백은 의료 체계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병원의 운영 차원을 넘어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성과는 미지수
정부는 지난 11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하며 갈등 해결에 나섰다. 협의체는 사직 전공의 복귀 문제와 내년 상반기 모집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17일 국회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의미있는 결실을 도출하지 못했다.

대구 달서구 A병원장은 "전공의 복귀와 모집 문제는 의료계의 신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실질적인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지역 의료 공백은 더욱 악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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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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