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확률 15%, 의료진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
24시간 집중치료…한계를 넘어선 생명의 여정
부모, 감사의 표시로 300만 원 기부해 감동 더해
계명대 동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의료진과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와 부모 등이 퇴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
"선생님 너무 고맙습니다.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태어난 지 23주, 몸무게 660g.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던 작은 생명이 의료진의 적극적인 진료 덕분에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19일 계명대 동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산모 A씨(32)는 임신 23주 차에 조기진통으로 경주의 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생존한계주수'(22~23주)에 미숙아를 분만하고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긴급 전원했다. 이기수 교수는 "산모가 도착했을 땐 상황이 매우 긴박했고, 태아 위치도 거꾸로 돼 긴급 제왕절개를 결정했다"고 했다. 태어난 아기는 생존 확률 15~20%에 불과한 극단적 미숙아였다.
계명대 동산병원 의료진은 환아를 살리고자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서 24시간 세심한 관리를 이어갔다. 호흡기 치료, 감염 예방, 인공영양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지원이 집중됐다. 환아는 의료진의 노력 속에 점차 안정을 찾으며 성장했다. 현재는 4.12kg으로 자라 큰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환아의 부모는 감사의 뜻으로 병원에 3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들은 "생존 가능성이 낮은 아이를 살려준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기부금이 어려운 가정을 돕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2019년 성서 새 병원으로 이전한 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연평균 약 600명의 신생아를 치료하며, 2023년에는 134명의 극소저체중 출생아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신소영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고령 임신이 증가하면서 미숙아 출생도 늘고 있다"며 "최첨단 의료기술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많은 아이를 건강하게 퇴원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고위험 산모 치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만 네 차례 세 쌍둥이 분만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지역 내 산모 치료 분야에서 전문성을 입증했다. 660g의 작은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난 이번 사례는 병원의 전문성과 의료진의 헌신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용어설명
*생존한계주수(Survival threshold gestational age): 미숙아(조산아)들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임신 주수. 일반적으로, 생존한계주수는 22~23주로 정의됨. 이 시점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극단적인 미숙아에 속하며, 태아의 각 기관들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존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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