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산업계 초긴장
주요 수출품목 관세부과 촉각
中 견제 강화땐 지역섬유 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
내년 1월 '트럼프 2.0시대' 출범을 앞두고 대구경북 산업계가 '초긴장 모드'다. 보편관세 도입과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트럼프의 재집권은 불확실성을 키우며 대구경북 등 한국 경제를 시계제로 상황에 올려놓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 버팀목인 철강과 2차전지,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업종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트럼프 2.0시대 개막은 국내 경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중론인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 등 별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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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9월까지 대구 수출은 중국 16억3천700만달러, 미국 15억7천600만달러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지역 경제가 대미·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미국은 물론 미-중 간 역학관계 변화에 따른 간접 영향도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특히 트럼프 2기는 보편 관세 도입과 관세 인상 등 중국 견제 심화, 산업정책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삭감, 반도체지원법 재검토, 철강 쿼터 강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같이 지역의 주력 산업과 연관돼 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중국 견제 강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반도체·자동차·철강·배터리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무역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멕시코에 북미 거점센터를 둔 대구 차부품기업 A사는 요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가 멕시코를 통한 중국의 우회적 대미 수출을 견제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반입되는 자동차에 100~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해서다. A사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부품을 국내 완성차 업체의 미국 현지 공장에 납품한다.
A사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관세를 얼마나 책정하느냐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생긴다. IRA 폐지와 관련, 전기차 시장도 위축될 것 같아 전동화 부품 수출이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포항 철강업계 역시 중국 고관세 부과를 최대변수로 여긴다. 미국 수출길이 막한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한국과 동남아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이 많이 위축될 수 있다.
미-중 간 역학구도에 따른 간접피해도 우려된다.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장은 "한국의 대중 반도체시장이 미국 간섭으로 위축될 수 있다.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도 수요처 및 수출 축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섬유업계에선 트럼프의 중국 견제강화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여긴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측은 "트럼프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면 중국과 경쟁하는 지역 섬유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및 수요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도 있다"며 "원산지 관리를 통해 잘 대응하면 충분히 기회가 온다"고 조언했다.
윤정혜 기자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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