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조형 전정 사업'으로 완성된 달성군 은행나무길, 주민들 감탄
사각형·원형 수형으로 새롭게 태어난 가로수길, 도시의 품격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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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도로변 은행나무들이 황금빛 원형 수형으로 단장돼 가을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빛내고 있다.<달성군 제공> |
"이런 가로수길은 처음 봤습니다."
28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한 도로. 길 양옆으로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단순히 가을의 색채만이 아니다. 이곳의 가로수는 사각형과 원형으로 가지런히 조형돼 마치 도로를 따라 세심히 꾸며진 정원에 들어선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둥글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원형 은행나무와 깔끔하게 정돈된 사각형 나무들이 질서 있게 배열된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미감을 자랑한다. 지나가는 차량조차 속도를 줄이며 나무들의 독특한 조형미를 감상한다.
이 길을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이모(47)씨는 "매번 무심코 지나던 길이었는데, 오늘은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고 있다"며 "도시가 깔끔해졌을 뿐 아니라 감각적인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로수 사진을 찍던 대학생 박모(21)씨는 "요즘 SNS에서 핫플레이스를 찾곤 하는데, 이 길도 충분히 그런 느낌이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달성군이 추진한 '가로수 조형 전정 사업'은 가로수의 수형을 토피어리 방식으로 다듬어 독특한 도시 경관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2022년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맞았으며, 화원읍, 논공읍, 다사읍, 가창면 등 주요 도로 구간에서 총 2천400여 그루의 가로수를 전지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단순히 나무를 다듬는 작업을 넘어, 노선별로 개성을 부여해 도시 전체의 조화로움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작업 현장에서는 숙련된 작업자들이 사다리에 올라 전기톱과 전정 가위를 다루고 있었다. 가지를 하나씩 정리해 나무를 완성하는 모습은 조각가가 작품을 빚는 듯한 인상을 줬다.
작업을 지켜보던 주민 강모(55)씨는 "나무를 이렇게 세심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보니, 달성군이 진심으로 이 도시를 아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로수길은 단순한 도시 미관 개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하던 문제와 상가 간판을 가리던 불편을 해소하며, 실질적인 생활 개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또, 도시 전체에 통일감과 품격을 더하며 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상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달성군은 내년 상반기에도 추가적인 조형 전정 작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아직은 일부 나무들의 수형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꾸준히 관리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사업 구간을 더욱 확대해 군민과 방문객이 힐링할 수 있는 가로수길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