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현 정부 일도 똑같은 잣대…野 탄핵 시도 매우 유감"

민주 4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시도에 감사원 긴급 브리핑

"일체 정치적 고려 없다…정치 감사 아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감사원 최달영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 본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감사 결과의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무조건 정치 감사라고 비난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헌법상 독립기구의 수장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당장 멈추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 등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2일 최재해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국회 보고와 관련해 "헌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정치적 탄핵 시도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입장문 발표 및 최달영 사무총장의 긴급 브리핑을 통해 "감사 결과의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무조건 정치 감사라고 비난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공무원 피살사건, 국가통계 조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대통령실 이전 등의 감사 결과에 대해 여권에 유리한 결정이자 '정치감사'라며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최 원장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오는 4일 본회의에서 최 원장 탄핵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탄핵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 사무총장은 "감사원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감사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이 전 정부 정치감사를 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총장은 "통상적으로 감사원 감사는 과거 3년에서 5년간 이뤄진 업무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새 정부 초기에는 전 정부가 한 일이 감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 정부 일은 감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형 재난, 잼버리 대회 파행과 운영상 문제점, 국가 행정망 장애, 교원과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 비리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견제와 감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임무를 수행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독립기구의 수장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당장 멈춰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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