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술렁"…시민들, 계엄령 발표에 우왕좌왕
온라인도 '계엄 공포' 확산…"생활에 영향 없나" 문의 폭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대구경북 시민들 사이에서 혼란과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한 시민들은 계엄령의 구체적인 내용과 생활에 미칠 영향을 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구 중구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39)씨는 "저녁 뉴스를 보고 계엄령이라는 단어에 깜짝 놀랐다"며 "어떤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직장과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스럽다", "혹시 생필품을 사둬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계엄령이라니 영화 속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영업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사람들이 외출을 꺼릴까 걱정이다. 매출이 더 떨어질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국가가 혼란스러우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우리 같은 소상공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혼란은 정부의 명확하지 않은 설명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일부 관공서와 주요 장소에 계엄령 시행과 관련한 안내문이 없는 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구지역 A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엄령이라는 조치는 헌법적으로 가능한 절차이지만,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면 반발만 커질 수 있다"며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은 종북 세력 척결과 자유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국민의 안전과 일상생활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이후에도 시민들 사이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